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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美 자동차 빅3 '뒤늦은 절약모드' 허리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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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美 자동차 빅3 '뒤늦은 절약모드' 허리띠

입력
2008.11.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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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에 놓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빅3'자동차 회사의 생존전략이 눈물겹다. 감원에 따른 인건비 감축으로도 충분치 않아 회사 곳곳에서 대대적인 비용절감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전 직원이 절약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GM 본사 건물 벽에는 시간이 맞지 않는 시계들 투성이다. 회사가 비용을 아낀다며 562개에 달하는 벽시계의 배터리 교환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서머타임이 해제됐으나 일부 대형 시계의 경우 시간을 조정하려면 인건비가 들어 그것마저 포기했다.

오후7시가 지나면 전체 건물의 엘리베이터 작동도 중단돼 직원들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필기구들도 저가의 제품으로 바꿨고, 이면지를 쓰지 않으면 상사의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 매출 상위 실적을 올린 직원에게 주던 상도 없앴고, 전화녹음 시스템도 이젠 사용치 않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GM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지난 9년간 맺어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의 광고 및 후원 계약을 올해말로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24일 전했다.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남았지만 미리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GM은 이로써 최소 700만달러 이상의 지출을 줄이게 됐다.

크라이슬러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차 개발 작업을 연기하거나 아예 중단했다. 지난 주에 열린 LA 모터쇼에서는 기자들 상대 시승 행사도 취소했다.

지난주 정규직 10% 감원 계획을 밝힌 포드는 5개의 전용기 매각을 추진 중이고 직원들 항공 출장도 자제 시켰다.

그러나 '빅3'를 바라보는 주위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대대적인 구조개혁 없이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안일한 태도라는 비판도 뜨겁다. AP통신은 "고통 분담을 하지 않던 '빅3'의 CEO들도 이젠 비용절감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 첫 시도가 다음 달 워싱턴에 열리는 미 의회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빅3 CEO들이 다음 달 의회에서 미 자동차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구체적 고통분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주 정부와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왕복 2만달러에 달하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도덕적 해이 탓에 구제금융 표결이 무산됐다"는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디트로이트의 중소 자동차 관계업체들은 자동차로 거대한 행렬을 짜서 의회에 가는 카풀 (Car pool)작전 계획을 세우면서 아예 빅3 CEO에게 카풀 동참을 요구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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