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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딜레마, 흑인 교회로? 백인 목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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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딜레마, 흑인 교회로? 백인 목사로? …

입력
2008.11.2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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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극복 등 숱한 난제를 안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더 있다. 백악관 입성 뒤 어느 교회에 다녀야 할까 하는 문제다. 유세 때 담임 목사였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갓 댐 아메리카' 발언으로 큰 홍역을 치른 터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오바마 부부에게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교회를 정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신학적 정치적 상징적으로 복잡한 점이 너무 많아 결정이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특정 교회, 특정 종단을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정치적인 오해. 흑인 교회를 다녀야 할지, 백인 목사를 선택해야 할지, 종파는 감리교로 할지 아니면 침례교로 할 지, 교회가 진보적인지 아닌지 등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는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에는 동성 결혼자의 서품문제를 놓고 교단마다 입장이 달라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여느 대통령 가족보다 더 어려워진 경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오바마는 시카고에 있을 때 트리니티연합교회를 다녔지만 라이트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교회를 떠났다. 이후 오바마는 거의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대선 후에는 주일 아침을 체육관에서 보내기도 했다.

오바마가 다시 교회를 나간다면 후보에 오를 수 있는 교회는 많다. 백악관에서 가장 가까운 세인트 존스 교회가 있고,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메트로폴리탄 AME 교회도 있다. 세인트 존스 교회는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기에 앞서 예배를 드리는 곳으로 유명해 '대통령의 교회'라고 불린다. AME 교회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3년과 97년 취임 기도회를 가진 곳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가 한군데 교회를 정하지 말고 감리교에서 침례교로, 모르몬교에서 이슬람으로, 불교에서 가톨릭이나 유대교 또 오순절 교회로 다양한 종교와 종파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종교를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누구도 간섭하지 말고 오바마 가족에게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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