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드리우는 ‘D(디플레이션)의 공포’ 속에 국내 소비자들은 앞으로 특히 소비여력과 일자리 사정이 심각하게 나빠질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전국 2,2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의 소비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월(100)보다 6포인트 떨어진 94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분기(9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SI가 100 이하면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늘리겠다는 쪽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저소득층은 물론, 월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전망 CSI도 102에서 92로 10포인트, 400만원 이상대는 100에서 93으로 7포인트 각각 떨어지는 등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마저 빠르게 식고 있다. 항목별로는 여행비가 71에서 64로, 교양ㆍ오락ㆍ문화비가 84에서 77로 각각 7포인트 내렸다. 소비를 뒷받침하는 6개월 뒤 가계수입전망 CSI도 전 소득계층에 걸쳐 10월보다 4~9포인트 떨어졌다.
취업전망 역시 비관적이다. 6개월 후 취업기회전망 CSI는 10월(60)보다 10포인트나 떨어진 50에 그쳐, 역시 9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염려도 컸다. 6개월 뒤 가격을 점치는 주택ㆍ상가가치전망 CSI는 전달보다 8포인트 떨어진 85를, 토지ㆍ임야는 91에서 83으로, 금융저축은 90에서 85로 각각 하락했다.
실제 고용을 뒷받침할 창업업체 수도 지난달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청은 10월 신설법인 수가 3,975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대외 악재와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법인 신설을 꺼린 탓인데 건설업의 신설법인이 특히 지난해 10월보다 33.9%나 크게 감소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당초보다 2.3%포인트 낮춘 수치. 특히 민간소비는 1.1%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는 ‘2009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은 세계금융 위기와 물가 급등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문향란 기자 imai@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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