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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MB 잦은 경제 언급… 시장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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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MB 잦은 경제 언급… 시장은 헷갈린다

입력
2008.11.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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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식을 사면 1년내 부자가 된다" vs "내년에는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려워질 것".

"금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 vs "경제는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낫다".

언뜻 들으면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의 다툼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 얘기들이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이 대통령의 경제관련 발언이 부쩍 잦아졌다. 대통령이 경제에 관심을 갖고, 위기극복처방을 주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들을 접하는 시장은 한마디로 '아슬아슬하다'는 반응들이다. 내용도 다분히 즉흥적이거니와 이 대통령 특유의 '직설화법'이 더해지면서, 자칫 시장에 부담을 주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과도(?)한 희망의 메시지

이 대통령은 25일 순방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어렵다고 지도자가 질질 짜면 돈을 안 빌려준다. 어려울 때 지도자는 희망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 만큼,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희망찬 메시지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때론 수위가 지나쳐 논란을 불러 일으킨다. 이미 수차례 '지금은 주식을 살 때'를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25일 LA 교민들에게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안에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사라는 얘기는 아니고 원칙이 그렇다는 뜻"이란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국민들에게 주식투자를 권하는 인상을 풍기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낙관적 증시관을 설파하면서도, 이 대통령은 동시에 "내년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도 말해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당장 이날 인터넷 게시판에는 '주식투자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무슨 소리냐'는 댓글들이 폭주했다.

야당도 논평으로 거들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대통령이 증권브로커냐"며 "보통 실물경기에 6개월 정도 앞서는 주가를 감안하면 대통령의 발언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우리 경제가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뜻인데, 바로 같은 자리에서 '내년은 정말 어렵다'고 하니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민주당도 "냉온탕을 오가는 대통령의 말씀에는 '어떻게'라는 방법론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대한 압박(?)

지난달 이후 은행의 대출문제에 대해 무려 6차례나 질책성 발언을 쏟아냈다. '정작 어려울 때는 안면을 바꾼다'는 식의 직설적 비난부터 '꺾기 관행' '은행 본점과 일선의 다른 분위기' 등 디테일한 지적까지 다양하다.

중소기업 대출을 촉구하는 취지로 이해되지만, 은행에선 내심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확대와 금융부실은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 금융당국에선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질책하고, 대통령에게선 대출 안한다고 비판을 받으면서 은행들은 '샌드위치'신세가 한탄하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듯, "은행 대출을 제한하게 만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같은 제도를 국제협력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이 역시 시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시장에선 "안 그래도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은행을 주시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서 BIS 비율을 언급하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인 BIS제도를, 더구나 건전성규제를 강화하는게 금융위기 이후 국제흐름인데 어떻게 우리나라가 바꾸겠다는 것인가"란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금리와 환율 같은 시장가격에 대한 언급도 부절적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대통령의 시중금리 인하유도지시와 맞물려 금융위원회가 채권시장안정펀드 방안을 내놓은 날, 채권금리는 사상 최고 폭으로 치솟는 역효과를 낳았다. 금리는 내려야 한다면서도, "외환시장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발언 역시 시장은 갸우뚱해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는 "잘해보자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즉흥적이고 또 지나치게 많다"며 "눈앞의 청중을 넘어 전국민에게 전파되는 현실과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전체구도를 감안한 훨씬 정제된 발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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