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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스너 美재무 내정자는 '지한파(知韓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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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스너 美재무 내정자는 '지한파(知韓派)'

입력
2008.11.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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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 재무장관 가운데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티모시 가이스너(47) 미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버락 오바마 신 행정부의 재무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이스너 총재는 지난달 성사된 한ㆍ미 통화스와프 체결 과정의 막후에서 미온적이었던 미 금융당국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돌파구를 터 준 '지한파(知韓派)'다.

사실 가이스너 총재는 우리의 금융위기 해결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행의 해결사로서 협상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97년 IMF 구제금융 협상 당시,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였던 가이스너 총재는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의 '특사'격으로 한국으로 직접 날아왔다. 그는 IMF 구제금융 신청을 주저하던 우리 정부 당국자들에게 'IMF 구제금융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클린턴 행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이었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때 가이스너와 인연을 맺었다. IMF협상 막바지에 개최된 아세안+6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가이스너 차관보는 강 차관에게 부실금융기관 조기 정리, 자본시장 개방 등 강도높은 IMF와 미 클린턴 행정부의 요구를 관철시켜, 협상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 때의 모질고도 질긴 인연은 11년이 지나, 불가능해 보였던 한ㆍ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지난 10월 중순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강 장관은 루빈 전 재무장관(시티그룹 고문)과 빌 로즈 시티그룹 부회장을 통해 가이스너 총재에게 한국을 통화스와프 대상국에 포함시켜 달라는 뜻을 전달할 수 있었다. 미 정부는 애초 우리의 가능성 타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가이스너 총재가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수뇌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가이스너 재무장관 내정자는 한ㆍ미 통화스와프 협상에서 미국측 주역의 한 명"이라며 "그의 등장으로 향후 한ㆍ미 경제관계와 위기극복 공조에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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