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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국방부, 깊어지는 감정 골… 李국방 거취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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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국방부, 깊어지는 감정 골… 李국방 거취로 비화

입력
2008.11.2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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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와 국방부의 불편한 관계가 오래 계속되더니 급기야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거취 문제와도 연결되는 분위기다.

국회는 이달 7일 45년 간 유지돼 온 국방부 국회연락단의 철수를 요구하며 국방부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상희 장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다. 국방위원들은 이 장관이 국회를 대하는 태도가 무성의하고, 국방부가 각종 국방 현안에 대해 국방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연락단장의 인사 문제에 대한 불만도 컸다.

국방부의 국회연락단은 결국 철수했지만 양측의 앙금은 그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 감정은 내년도 국방부 예산 심사에까지 이어졌다. 21일 국방위가 전체회의에서 국방부 예산을 통과시켰는데 군의 차기 전차인 '흑표' 도입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인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2011년부터 흑표 전차를 도입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144억원의 착수금을 책정했으나, 국방위는 100억원으로 삭감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전액 삭감을 주장하기도 했다. 예산에 대한 철저한 감시라는 명분이겠지만 국방위의 군기잡기 의도도 들어있다고 봐야 한다.

국방부가 '국방개혁 2020' 조정안을 24일 발표하기로 한 것이나 소말리아 해역에 한국형 구축함인 '강감찬함'을 투입한다는 등의 현안을 국방위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원들의 불만과 질타도 같은 맥락이다. 김학송 국방위원장은 심지어 "이런 일이 쌓이면 국방위와 국방부는 더 멀어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전체회의 전날인 20일 이 장관과 2시간여 가량 비공개로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은 얘기를 나눴지만 근본적 신뢰 회복은 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결국 이 장관 경질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여당 국방위원은 23일 "내년 초 개각이 있다면 이 장관은 바꿔야 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상당수 국방위원들이 이 장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국방개혁 2020' 보완이나 소말리아 파병 문제 등 현안을 두고 국방부와 국회간 업무 협조가 제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양측이 갈등을 해소하고 잘 갈 수 있을지, 아니면 불편한 상태로 계속 갈지 지켜 볼 일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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