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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가락에 맞춰 덩실 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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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가락에 맞춰 덩실 덩실~

입력
2008.11.2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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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에 힙합바지를 입은 아저씨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소리친다. "OO엄마! 나 '비'하고 똑같지 않아?"

순간 웃음바다로 변한 주변과 상관없이 댄스삼매경에 빠진 아주머니는 자신이 쓰고 있던 피에로 가발이 벗겨지는 지도 모른 채 헤드 뱅잉에 열중이다.

노는 것만 보면 영락없는 20대처럼 보이는 이들은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로데오거리' 인근에 사는 50∼60대 주민들이다.

젊은이만의 거리인 홍대 로데오거리가 소통에 나섰다. 그 동안 주민들에게 소음과 각종 오물만을 안겨준 데 대한 사과의 뜻과 함께 함께 어울리는 사회를 만들자는 화해의 몸짓이다.

20일 홍대거리가 바로 옆집, 뒷집에 사는 나이 지긋한 장노년층 200여명이 홍대문화 체험에 나섰다. 평소 같으면 남세스러워 할 만한 힙합룩, 펑크룩 등을 차려 입은 이들은 이날 인기드라마 촬영장소인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차도 마시고, 홍대 앞 명소로 알려진 'luxury 秀(럭셔리 수)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며 젊음을 만끽했다.

이들은 오후에 펼쳐진 라이브 클럽 '타'에서는 유명 인디밴드들의 공연을 보며 '삭신'이 쑤시도록 흔들어댔다.

주민 최등모(62)씨는 "흥겨운 가락이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며 "한 평생 못 잊을 추억거리를 만든 것 같다"며 좋아했다.

'나이 없는 날'로 이름 붙여진 이날 행사는 서교동주민센터가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어 마련했다. 동쪽의 홍익대 인근을 중심으로 한 예술ㆍ문화ㆍ상업지역과 서쪽의 주거지역 간 괴리감을 없애보자는 취지에서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이번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특히 지역주민들 호응이 꽤 컸다. 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그 동안 색안경을 낀 채 봐왔던 홍대문화에 대한 편견을 벗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영희(58)씨는 "솔직히 서교동에서 수 십년 살아왔지만 그 동네(홍대 인근)를 별세계쯤으로 여기고 살아왔다"며 "그런데 이번에 직접 겪어보니 생동감이 넘치고 신나서 너무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서교동주민센터는 내년부터 행사를 정례화 하기로 했다.

현재 서교동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 홍대 인근 상가연합회 등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행사참여 인원과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김석원 동장은 "입장권 하나로 여러 곳에서 춤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클럽데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나이 없는 날'이 홍대문화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며 "그 동안 지역주민들이 홍대문화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소음과 쓰레기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잡음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일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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