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은행이 또 다시 무너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대표하는 간판 금융그룹 씨티그룹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관련 자산 부실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제2의 리먼 브러더스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의 21일 주가는 3.77달러로 올해 초 30달러의 10분 1 수준으로 폭락했다. 한때 미국 은행업계 1위였던 이 회사의 시가총액도 이날 205억달러로 US뱅코프에 이어 5위로 추락했다.
씨티그룹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가 지난해 4분기에 9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손실과 자산상각 규모는 650억달러에 달하고 이중 절반 이상이 모기지 관련 투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사가 구조화투자회사(SIV)로부터 174억달러의 부실 자산을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위기를 심화시켰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최근 임직원 5만2,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개인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알리드 왕자가 지분을 4%에서 5%로 높이기로 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씨티그룹 경영진이 21일 이사회를 갖고 미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과 회사 안정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씨티그룹은 몰락하기에는 너무 큰 회사이고 미 정부가 이미 250억달러의 자금을 수혈했다"며 "결국 정부가 구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구제금융의 한계와 범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소 저축 은행의 도산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21일 심각한 적자에 시달려온 캘리포니아주의 '다우니 세이빙스 & 론 어소시에이션'과 'PFF 뱅크 & 트러스트'를 강제 폐쇄하고 두 은행의 예금을 미니애폴리스의 US 뱅크가 인수하도록 했다.
이날 조지아주의 '더 커뮤니티 뱅크'도 부실 자산 문제로 문을 닫았다. 은행 3곳의 강제 폐쇄로 올해 들어 문을 닫은 미국 내 은행은 23개로 늘어났다.
이 통신은 "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의 65% 이상을 모기지 대출 등 소비자 대출에 할당해야 한다는 법 규정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에 취약하다"며 "향후 미국에서 500개의 저축은행이 추가로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