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대학생이 자신이 자살하는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이 학생은 자살 12시간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자살계획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했으나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결국 무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았다.
22일 현지 경찰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펨브로크 파인스에 사는 대학생 에이브러햄 빅스(19)는 19일 자신이 즐겨 찾던 보디빌딩 관련 사이트에 접속 자살을 선언했다. 12시간 뒤 그는 실제로 벤조디아제핀 등 각종 신경 안정제를 섞어 삼킨 후 자살 장면을 UCC를 중계해 주는 한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했다.
인터넷으로 자살장면을 생중계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미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는 이유는 당시 이 사이트에 접속해 빅스의 자살 장면을 지켜보던 네티즌이 상당수 있었음에도 누구도 그를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그의 자살 장면을 지켜보던 네티즌 중 일부는 심지어 빅스를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빅스가 일종의 연기를 한다고 여겼고 사이트 내에서는 그가 삼킨 약물의 진위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의 자살 장면이 중계된지 12시간이나 지난 뒤 한 네티즌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으나 빅스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빅스의 여동생인 로잘린드는 AP통신에 "영상물이 무려 12시간이나 중계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이 수 시간 동안이나 아무 것도 행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가족에 따르면 빅스는 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 왔다. 그가 삼긴 신경안정제는 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이다.
그의 자살 동영상을 중계한 사이트의 운영자인 마이클 사이벨은 AP통신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하면서도 당시 해당 동영상을 몇 명이나 시청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자나 시청자에게 자살 방조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소송 전문가인 윌리엄 힐 변호사는 "이러한 일을 인지하고 막을 능력이 있었으면서도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면 일부 과실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억지 해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는 과거에도 이 사이트를 통해 자살 선언을 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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