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학총학은 지금 '운동권 컴백 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학총학은 지금 '운동권 컴백 중'

입력
2008.11.24 06:07
0 0

최근 몇 년간 탈정치화를 내세운 비운동권 학생회가 득세했던 대학가에서 운동권 성향의 학생회가 꿈틀대며 부활하고 있다. 최근 치러지는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의 2009학년도 총학생회 선거에서 운동권 성향 후보들이 다수 출마해 당선됐거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극심한 청년실업과 경기침체가 대학생들을 다시 왼쪽으로 돌려세울 기세다.

18일과 19일 이틀 간 총학생회장 선거를 했던 국민대에서는 운동권 성향의 '날개를 달아' 선거운동본부(선본) 측 정ㆍ부 후보들이 6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김동환(25)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지난 촛불집회 때 '안티 미친소 국민대 모임'을 이끌면서 촛불을 켜고 공부하는 퍼포먼스를 했던 인물로 이번 선거에서 등록금 동결 등을 구호로 걸고 나와 당선됐다. 3년 동안 비운동권 후보가 당선됐던 한국외대도 최근 치러진 총학 선거에서 운동권 성향의 '우리웃자'측 후보가 당선됐다.

두 학교 모두 비운동권에서 운동권으로 학생회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25일부터 총학선거를 치르는 건국대의 경우 비운동권측이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해 운동권으로의 교체가 확실시되며 홍익대는 운동권 선본이 단독 후보를 내 운동권 학생회의 재집권이 유력하다.

현재 경선중인 다른 대학에서도 운동권 성향의 후보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비운동권 후보가 당선됐던 서울대에서는 5개 선본이 나섰는데, 한 곳을 빼고 모두 운동권 소속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운동권 2개 선본과 비운동권 2개 선본이 경쟁중이다.

한동안 퇴조를 거듭했던 운동권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고액의 등록금,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 등 대학 현실이 날로 어려워지는데 비운동권 학생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확산됐기 때문.

대학생 안모(21ㆍ여)씨는 "비운동권 총학이 등록금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소리를 신입생 때부터 들었지만,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등록금만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학생 김모(28)씨도 "졸업반이기 때문에 취업에 민감한데 학생들의 취업 등 복지를 전면에 내세운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실제로 무슨 사업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한국사회를 뒤흔든 촛불집회에 비운동권 학생회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데 대한 불만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6월 촛불집회 당시 서울대 비운동권 학생회가 "정치 쟁점을 다루는 촛불집회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해가 갈수록 악화하는 취업난과 등록금 문제가 단순히 영어공부와 연수 등 개인적인 경력쌓기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대학생들이 정치ㆍ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특정 운동권 계열에 소속돼 있지 않은 비운동권 학생회들도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취직 준비에만 여념이 없던 대학생들이 이제 사회적인 관심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