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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쓰나미'가 몰려온다/ "땡처리 판매도 썰렁… 문 열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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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쓰나미'가 몰려온다/ "땡처리 판매도 썰렁… 문 열수록 손해"

입력
2008.11.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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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패션 중심 서울 동대문 평화 시장. 촘촘히 들어선 2~3평 남짓한 가게에는 옷 위에 놓인 작은 팻말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빅세일’, ‘초특가’, ‘원가판매’. 10년 째 동대문상가에서 남성 정장을 팔고 있는 이모(56ㆍ남)씨는 “IMF때 명예퇴직하고 동대문에 자리를 잡았는데, 퇴직금 3,000만원을 다 날렸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옆 가게 여성복을 판매하는 서모(53ㆍ여)씨도 “평화 시장 뒤쪽에 가봐요 다들 문을 닫았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손님이 없어 죄다 놀아요”라고 거들었다.

수건을 판매하는 경일상회의 김모(50ㆍ남)씨는 “10월 말 이후 연말기념 단체 수건을 주문하는 양이 지난 해 반도 안 된다”며 “원사를 100% 수입해 오는데 환율이 급등해 남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하루에 1만원 구경하기도 힘든데, 전기료, 임대료, 인건비에 노는 게 돈 버는 거요”라며 덧붙였다.

할인 마트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주말인 21일 저녁. 서울 중구 황학동 이마트 매장을 찾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부쩍 줄어들었다. 고추장, 두유, 간장 등 생활필수품을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초특가전과 이벤트기획전이 한창이지만, 발길은 뜸하다. 주부 최유선(37ㆍ신당동)씨는 “한번 장에 10만원은 기본으로 나간다”며 “요즘은 장 보기가 겁나 양파 하나를 사도 일일이 가격을 따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할인업계는 9월 이마트(-3.2%), 홈플러스(-5.0%), 롯데마트(-1.6%) 등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는 1순위는 바로 외식비. 패밀리레스토랑들은 일제히 1,000원 마케팅에서부터 다양한 불황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서울 잠실 빕스 올림픽공원점은 얼마 전까지 예약을 해도 10분 이상 기다리기 일쑤였지만 최근에는 주말 저녁조차 빈 자리를 찾을 수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근처 부동산 관계자는 “하루 5~6개 정도 매물이 새로 들어오지만, 실제 문의하는 사람은 하루에 1~2명이 고작, 거래 건수는 한 달에 1~2건도 많이 나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강남 신사역 주변에 있는 한 고깃집 주인은 “연말 회식을 하러 오는 직장인이 지난해에 비해 30%쯤 줄고 돼지고기 가격은 30% 이상 올라 적자만 겨우 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역에서 초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방모(37ㆍ남)씨는 “원래 월 매출이 1,000만원 가량 됐지만 9월 추석 이후 손님이 급격하게 줄더니 매출도 10분의 1로 떨어졌다” 며 걱정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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