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과 약대 6년제 전환 등 굵직굵직한 학제 개편이 2009학년도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신설된 학과나 과거 찬밥 신세를 받았던 분야의 지원 경쟁률이 치솟는 등 입시 판도의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돌풍의 진원지는 단연 '자유전공학부(과)'다. 올해 입시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20여개 대학이 처음 도입한 자유전공학부는 내년부터 법대가 로스쿨로 바뀌면서 남는 학부 정원을 흡수하기 위해 만든 과정이다. 기존 학부제와 유사하지만 인문ㆍ경영ㆍ예술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전공 선택의 범위가 훨씬 넓다.
각 대학의 수시 2-2학기 지원 현황을 보면 연세대가 50명을 뽑는 일반우수자 자유전공학부 전형에 2,760명이 몰려 55.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성균관대 51.17대1, 고려대 43.63대1, 서울대(인문) 11.9대1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자유전공학부의 인기는 전공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이른바 '통섭(統攝)' 효과 외에 다른 학과에 비해 장학금, 해외연수 등 혜택이 더 많다는 점이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많은 수험생들이 자유전공학부를 로스쿨 입학의 사전 단계인 '프리 로스쿨' 과정으로 인식하면서 경쟁률을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법대가 상위권 대학의 간판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로스쿨 진학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이 강해 입학 합격선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유전공학부의 선호 현상은 다음달 18일 시작되는 정시모집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설 입시기관들이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지원 가능 점수대(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에 따르면 자유전공학부의 예상 합격선은 서울대 381~386점, 연세대 374~382점, 고려대 375~382점 등으로 경영대보다 약간 낮거나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연계열도 의ㆍ치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MEETㆍDEET)에 생물학, 물리, 화학 등의 과목이 포함되면서 자연과학 관련 학과들의 경쟁률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수년간 모집 정원에 겨우 턱걸이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011년 6년제 과정으로 전환되는 약대가 올해 입시부터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 점도 이들 학과의 인기몰이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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