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3시 국가산업단지인 인천 남동공단. 입구에 들어서자 ‘공장을 싸게 팝니다’ ‘건물이나 부지를 저렴하게 임대합니다’ 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이 걸려 있다.
공단 내 한 중장비 부품공장은 최근에 폐업한 듯 마당에 고철과 폐자재만 나뒹굴고 있다. 남동공단에서 10년 넘게 중소기업(주방기기)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사장은 “직원들 월급을 몇 달째 주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 사장들이 공장 임대료 등을 내지 못해 중요 기계장비만 챙기고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잦다”고 털어놓았다.
남동공단 관계자도 “불황에 취약한 임차업체 10곳 중 2곳이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공장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시화ㆍ반월공단에서도 100여개의 공장 매물이 나와 있지만 팔리지 않고 계속 매물만 쌓여가고 있는 추세다.
지방 산업단지가 겪는 고통은 수도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주요 수출시장을 잃어버린 석유화학업체가 최대 불황을 맞으면서 여수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국내 최대 나프타 분해 업체인 여천NCC가 19일부터 제3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을 비롯해 호남석유화학과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여수산단 86개 업체가 일제히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도 감산하거나 휴업에 들어갔고 주변 식당과 인력공급업체, 운송업체 등이 연쇄 휴업하는 등 여수지역 전체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산단은 지역경제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업무비용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을 해 지역상권이 마비상태”라고 말했다.
한때 국내 최고의 부자도시로 평가 받던 경북 구미의 구미공단도 휘청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 A(47)사장은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경기 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구미공단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요즘 같으면 빨리 공장 문을 닫는 게 그나마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에 따르면 9월말 구미공단 가동률은 78.9%로 전달에 비해 6.7% 감소했으며 고용인원도 2006년 10월 8만756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 올 9월 7만1,336명에 머무르고 있다.
한 업체 사장은 “IMF때는 희망이라도 있어 그나마 버텼지만 지금은 언제 헤어날 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면 중소기업들은 줄도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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