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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게이트'

입력
2008.11.2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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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매각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62)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가 확정된 후 성공보수로 30억원 가량을 받은 혐의를 잡고 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정씨와 동생 정광용(54)씨는 세종캐피탈 홍기옥(59) 사장에게서 “농협이 좋은 가격에 세종증권을 사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계약을 성사시킨 데 따른 사례로 2006년 2월 30억원 가량을 받았다.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도 농협과 세종캐피탈이 세종증권 인수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인 2005년 12월 10억원을 받고, 2006년 1월 매각 계약이 체결되자 그 다음 달에 40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에게 전해진 총 80억원 가량이 당시 정ㆍ관계 인사 등에게 흘러갔는지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정씨 형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액수가 많고 죄질이 나빠서 형제 둘 다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세종증권 매각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10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할 예정이다.

박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하 직원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사겠다고 결재를 올렸을 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차명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것은 맞기 때문에 그 부분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세종증권 주가는 2005년 1월 주당 2,000원대에 불과했으나 농협이 인수를 발표한 2005년 12월에는 1만6,950원까지 올랐다.

당시 업계에서는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를 결정한 뒤 공식 발표 전에 박씨 등에게 이 같은 사실을 먼저 알려 차익을 남기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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