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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가입, 적립식이냐 거치식이냐

입력
2008.11.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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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인가 거치식인가.

주가가 1년 만에 반 토막 나면서 펀드 투자자의 고민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특히 투자 금액을 한꺼번에 집어 넣은 거치식 투자자보다, 주식이 폭락한 상황에서도 다달이 돈을 넣어야 하는 적립식 투자자의 마음은 복잡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주가의 변화에 따라 적립식, 거치식 어느 것이 유리할까. 지금 주가를 바닥으로 믿고 신규펀드가입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두 방식의 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는 주가 하락으로 펀드 기준가가 ▦하락할 때 ▦상승할 때 ▦1년 하락 후 상승 ▦1년 상승 후 하락 ▦하락 후 상승과 하락 반복 ▦상승 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경우(10원 단위 기준) 등 6가지 사례를 살펴봤다. 펀드 기준가 1,000원에 투자를 시작하고 적립식의 경우 투자 기간 제한 없이 매월 10만원씩 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했다.

먼저 기준가가 낮아지면 거치식 투자의 평균 매입 단가는 처음 1,000원으로 똑같지만 적립식 투자는 기준가가 10원씩 낮아져 살 수 있는 펀드 계좌수가 늘고 평균 매입 단가도 점점 떨어진다. 기준가 하락으로 거치식 투자는 누적 수익률이 1%씩 감소하는 반면, 평균 매입 단가가 계속 감소하는 적립식 투자는 누적 수익률이 1%보다 덜 떨어져 거치식 투자보다 유리하다.

그 결과 1년 후인 13회 차에는 적립식 누적 수익률은 –6.23%로 –12%인 거치식에 비해 5.77% 포인트 앞서고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격차는 커진다.

반대로 펀드 기준가가 상승할 경우, 거치식 투자가 더 낫다. 적립식은 매달 펀드를 매입해야 하는 단가가 올라 평균 매입 단가가 상승하고 거치식에 비해 수익률 상승 속도가 더뎌지며 투자 기간이 길수록 격차가 커진다.

기준가가 1년 동안 떨어진 후 13회부터 상승으로 돌아선다면 3년(36회차) 까지는 적립식 수익률이 거치식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년 동안 펀드 기준가가 상승하다 그 이후 떨어질 경우 3년까지는 거치식 수익률이 적립식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석 결과를 놓고 보면 펀드 기준가가 오르는 경우는 거치식이 유리하고 내리는 경우는 적립식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운용 기간 3년 이상의 A펀드의 경우를 2006년 11월 가입했을 경우 2년 동안 수익률은 거치식이 –8.02%, 적립식이 –22.18%를 나타냈다. 반면 펀드 기준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에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면 1년 수익률이 –24.3%로 거치식 -35.8%에 비해 더 나은 결과를 얻었다.

이병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요즘 같은 급등락에서 단기 수익률을 노리고 거치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이며 하락할 때에는 적립식 투자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위험을 최소로 줄이고 반등 시기를 기다리는 차원에서도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을 이용하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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