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구 반대편에서 결재한 민생법안 문서를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 '외교행낭 긴급 공수작전'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은 21일 "남미를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결재한 서류를 외교행낭(pouch)에 담아 KE062편으로 20일 오전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본국 정부와 재외공관이 문서를 주고 받기 위해 사용하는 외교행낭은 국제법에 따라 통관절차에서 특혜를 받아 신속히 전달되는 문서 발송 가방. 암호장치와 납봉을 한 후 발송되지만, 운반은 일반화물과 마찬가지로 민간여객기의 화물칸이나 수송기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날 행낭은 화물칸이 아닌 객실 사무장 손에 들려 수송됐다. 예금자보호법시행령, 임대주택법시행령 개정안 등 촌각을 다투는 민생법안 관련 문서였기 때문이다. 대한한공 관계자는 "같은 비행기라도 화물칸에 실리는 것보다 1초라도 빨리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객실 사무장이 직접 행낭을 맡았다"면서 "상파울루~LA 구간의 객실 사무장, LA~인천 구간 사무장, 인천공항 지점 관계자의 손을 릴레이식으로 거쳐 정부 측에 행낭이 전달되기까지 불과 40여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인천~상파울루 노선은 9ㆍ11 테러 이후 운항이 중단됐다가 올해 6월부터 재개해 주 3회(월ㆍ수ㆍ금) LA를 경유해 운항되고 있다. 운항시간만 25시간이 걸리는 국내 항공업계 최장 노선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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