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71) 총재가 조만간 사퇴한다.
신 총재는 21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일부(KBO)에서는 '임기는 채우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하지만 임기를 채울 생각은 없다"면서 "마지막 행사가 골든 글러브(12월11일)가 될 것이다.
골든 글러브 행사가 끝나면 날짜를 택해서 고별 기자회견을 하겠다. 거취 문제는 장원삼 트레이드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제15대 KBO 수장에 취임한 신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31일까지다.
신 총재가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기 퇴진을 결심한 데는 잇단 일 처리 미숙에 따른 여론 악화에 부담을 느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 총재는 지난해 '현대 사태' 이후 각 구단과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왔다. 구단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신 총재는 '장원삼 사태'로 결정타를 맞았다.
신 총재가 조기 퇴진할 경우 KBO는 역대 10명의 총재 가운데 9명이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명예를 남기게 된다. 이 가운데 4명은 입각 또는 국회의원 당선 등의 이유로 사퇴했고, 제5대 이상훈, 제10대 홍재형, 제11대 정대철 총재 등은 비리사건에 연루되거나 의혹을 받아 물러났다.
민선 구단주(두산) 출신의 박용오(12~14대) 총재를 제외한 역대 총재들은 모두 정관계 출신이다. 총재들의 조기 퇴진은 '관선 총재', '낙하산 총재'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후임 총재로는 초대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지낸 이수빈 라이온즈 구단주 겸 삼성생명 회장,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변인 격인 박종웅 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 총재는 지난 14일 단행된 삼성-히어로즈간 트레이드(박성훈+30억원 대 장원삼)는 승인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신 총재는 "19일 이사회에서 히어로즈가 KBO 가입금(120억원)을 완납하기 전에는 현금 트레이드는 불가하다는 쪽의 의견이 많았다"면서 "당초 창단 때 이장석 사장이 공언했던 대로 '선수를 팔아서 구단 운영비 금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히어로즈는 두 차례에 걸쳐 36억원을 납부했으며 당장 다음달에 24억원을 내야 한다.
신 총재의 '트레이드 불허' 방침에 대해 삼성과 히어로즈는 아쉽지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KBO의 결정을 100% 존중하고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히어로즈는 "당장 운영비는 괜찮다. KBO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허재원기자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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