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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베를린필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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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베를린필 내한 공연

입력
2008.11.2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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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래틀과 베를린필의 브람스는 확실히 달랐다. 브람스 교향곡의 전통적인 해석에 익숙한 귀에 그건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리고 놀라웠다.

일사불란하고 완벽한 앙상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소리의 밀도, 스타급 단원들의 빼어난 기량. 과연 최고는 다르구나, 어쩌면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 3년 만에 다시 내한한 그들의 20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보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이틀간 브람스 교향곡 전곡(1~4번)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의 첫날, 베를린필은 래틀의 지휘로 1번과 2번을 들려줬다. 래틀은 정열적으로 지휘했고 오케스트라는 온몸으로 연주했다.

브람스 하면 흔히 짙은 우수나 묵직한 여운을 생각하는 것과 달리, 래틀의 브람스는 좀더 밝고 씩씩한 편이었다. 거침없이 당당하고 청년의 패기가 넘쳤다.

그게 브람스답지 않다고 불만스러워하는 사람들은 "연주는 기가 막히게 좋은데, 가슴을 뒤흔드는 감흥이 없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반면 래틀이 빚어내는 명징한 사운드에 매혹당한 사람들은 "브람스가 왜 꼭 어둡고 비장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이런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감격했다"고 말했다.

'브람스 음악은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고정관념일지 모른다. 래틀의 브람스는 분명 선배 지휘자들과 크게 다르다. 브람스 당대로부터 쌓여온 전통적 해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으려면 실력과 용기를 겸비해야 한다.

래틀은 그 점에서 매우 독보적인 지휘자이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자다. 베를린필처럼 오랜 전통을 지닌 오케스트라가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적 혁신을 거듭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가.

래틀은 2002년 베를린필 지휘자로 온 이래 이 악단의 강점인 독일 고전ㆍ낭만 레퍼토리보다 현대음악에 더 많은 관심을 쏟다가 취임 6년차를 맞으면서 고전 교향곡인 브람스로 돌아왔다.

래틀과 베를린필의 새로운 브람스는 정식 음반 발매에 앞서 이달 한국과 일본에서만 디지털 음원으로 우선 공개됐다. 각종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 내려받으면 들어볼 수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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