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카 지음ㆍ임종기 옮김/동아시아 발행ㆍ344쪽ㆍ1만5,000원
"유투브의 경제에서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경기에 참여하지만 불과 몇몇만이 보상을 받는다."
IT 시대의 음울한 예언가로 불리는 니콜라스 카가 또 한 번 디지털 디스토피아를 펼쳐보인다. <빅 스위치> 에서 그는 새로운 미래상을 초래할 9가지 핵심 포인트를 지적하면서 월드와이드 컴퓨터 기술이 결과적으로 디지털 엘리트에 부를 집중시키고 중산층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잿빛 미래로 인류를 이끌 것이라고 예측한다. 빅>
그는 디지털 시대의 모든 비즈니스는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월드와이드 컴퓨터, 즉 방대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들이 형성한 구름 속에서 일어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업들은 더 이상 사설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를 살 필요가 없이 구글과 같은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통해 정보를 운영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가 예견하는 디지털 미래는 암울하다. 대표적인 예가 유투브의 두 풋내기 20대 청년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의 성공기다. 2006년 10월 9일 휴대용 컴퓨터로 촬영한 2분 분량의 동영상은 두 청년이 장난처럼 주고 받는 대화로 시작된다. "하이 유투브. 오늘 여러분에게 전할 흥미로운 뉴스가 있어요. 우리가 구글에 인수되었어요." 이들은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정작 유튜브에 콘텐츠를 제공한 수많은 네티즌들에겐 단 1원도 제공한 적이 없다.
유투브와 같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활성화될수록 소수의 일부 운 좋은 아마추어들이 콘텐츠 유통을 독점한다. 양질의 전문 콘텐츠를 제공했던 기존의 저널리스트, 편집자, 사진가, 애널리스트 등 전문 고용인들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디지털 경제의 수확물에는 다수의 노동력과 창조력이 들어가지만 극소수의 디지털 엘리트들이 세계의 부를 좌우하는 플루토노미(Plutonomy)로 진입할 것이며, 지식노동자는 감소하고 중산층은 몰락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것은 결국 "양적으로 풍부하나 시시한 문화, 즉흥적인 지식과 문화에 접근하는 얇고 평평하게 펴진 팬케이크(Pancake) 인간"을 만들 것이라는 게 카의 주장이다.
저자 카는 2003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IT는 중요하지 않다'(It doesn't matter)라는 파격적인 글을 게재해 '테크놀로지계 공공의 적 1호'(뉴스위크)로 불리기도 했다. <빅 스위치> 도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얘기지만 '선도적 정보기술 사상가'(2005년 옵티마이즈), 'IT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2007년 e위크) 등으로 선정된 카의 통찰력이 예사롭지 않다. 빅>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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