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환 지음/푸른역사 발행ㆍ376쪽ㆍ1만6,500원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지식의 집단화는 이제 더 이상 비전문적이라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지 않는다. 이들 집단의 구성원인 대중이 무지몽매하거나 비이성적이라는 편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출한 지성인이 낸 책보다 인터넷 토론방의 결론이 때로 사회에서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대중지성의 시대> 는 '대중'과 '지성'이 근대화 과정에서 어떻게 섞였는지, 그리고 지성의 중심에 대중이 자리를 잡게 된 역사를 소개한다. 아래로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앎의 자산이 어떤 식으로 가치를 빛내는가 하는 것이다. 대중지성의>
과연 아래(대중)로부터의 앎은 무엇일까. 책은 역사를 움직여온 동력 자체였던 민중의 앎에 대한 열정을 살펴본다. 특히 한국 민중이 서서히 봉건적 굴레에서 벗어나 역사의 무대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일제강점기에 주목한다.
1898년의 '아고라'라고 할 수 있는 만민공동회, 근대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빚어낸 독립협회와 독립신문의 발간, 그리고 앎의 해방을 위한 김구와 김일성 등의 삶도 조명한다. 계급의 이름으로 굳어있던 지식의 경계가 근대화 과정에서 활발해진 출판, 유학파의 유입, 과학 연구로 서서히 무너지고 대중지성의 형태가 이뤄지는 현장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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