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최(진실)씨가 재산보다 빚을 더 많이 남겼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래도 (조성민씨가) 아버지니까 자식을 먼저 생각했을까요."
KBS2 TV '뉴스타임'(월~금 오후8시)에서 첫 여성 더블 앵커로 발탁된 아나운서 출신 정세진(35)씨와 기자 출신 이윤희(31)씨가 과감한 앵커 멘트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관예우 판결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며 날카롭게 꼬집고, 사채 빚이 늘어가는 등 민생고에 대해서는 "사채 무서운 걸 몰라서 쓴 게 아닐 텐데 그래서 더 답답하다"며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안팎에서 "세다"는 지적을 받는 멘트는 주로 이씨의 것. "(친권 논란의 경우) 한부모 운동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거거든요. 에둘러서 얘기하기 싫고, 바로 가고 싶은데, 안팎에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죠. 여자 둘이 진행한다고 해서 말랑말랑한 연성 뉴스로 채워지겠지, 이런 시각을 가장 경계해요."
아나운서 출신인 정씨는 '아 다르고, 어 다른' 방송 현실에 촉수를 곤두세우는 편이다. "어떤 면에선 현장 경험이 많은 이 기자가 딱 와닿는 멘트를 할 때가 많아요. 전 '9시 뉴스'를 5년 동안 해서 그런지 좀 무난하게 써요. 항상 '이거 센 거 아닐까' 고민을 해요. 깎고 또 깎고. 그러다 보면 좀 재미가 없죠."
뉴스 진행은 공평하다. 카메라는 거의 '투샷'(두 명의 앵커가 한 화면에 잡히는 앵글)이며, 종래 연장자인 남성 앵커가 화면 왼쪽에서 첫 코멘트에 들어간다는 관행적인 뉴스 프로그램의 틀도 당연히 없다.
아이템 선정과 배분은 오전 9시30분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한 아이템에 두 앵커가 멘트를 작성한 후 서로의 것을 보완해 최종본을 만든다.
앵커 비중도 커졌다. 뉴스를 건당 1분20초 가량 나열하는 백화점식 틀을 깨고, 한 아이템을 6분 이상 중점 보도하는 '앵커 리포트'를 신설했다. 앵커가 직접 스튜디오에서 쟁점을 정리한다.
17일 첫 방송 후 미국 무비자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직접 시연해 보이는가 하면, G20 정상회담 의미 분석, 세계 자동차산업 현황 등 생활뉴스부터 세계의 정치 경제 이슈까지 소재의 제한은 없다.
"무비자 프로그램 시연의 경우 대행업체에서 다 하는데 굳이 다룰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돈 안 들이고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만 해도 주말 쉬고 월요일에 출근하면 이전 뉴스를 잘 몰라요. 한 꼭지만 봐도 한 눈에 쏙 들어오는 뉴스를 만들고 싶어요."(정)
"4살짜리 아들을 키우다 보니 살림살이 등 장바구니 물가에 관심이 많아요. 이제 첫 방송의 큰 고비를 넘겼으니 현장을 뛰면서 직접 인터뷰하고 싶어요."(이)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