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9일. 정치권 지형이 바뀔 디데이(D-day)다. 최근 법원이 선거법 재판에 부쩍 속도를 내면서 내년 4월 29일 실시될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이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지역구도 2~4군데 거론된다. 재보선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끄는 미니 총선이 되면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그만큼 더 커진다. 재보선 공천 단계부터 여의도가 들썩일 것이다.
11월 20일 현재 1, 2심에서 당선 무효형 선고를 받은 여야 의원은 비례대표 5명을 포함해 13명이다. 지역구 8곳 중 대법원 확정 판결만 남은 지역도 4곳이나 된다. 4월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되려면 내년 3월말까지 당선 무효 확정 판결이 나야 하는데, 물리적 시간은 충분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벌써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 채비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참패할 경우 홍준표 원내대표의 임기(5월)와 맞물려 당 지도부 쇄신론이 터져 나오고, 당권을 놓고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표의 당권 재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민주당에게 재보선은 장기 침체를 극복하고 대안 세력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성적이 저조하면 정세균 대표 체제가 좌초하게 되고 당은 구심을 찾지못해 핵분열할 수도 있다.
재보선이 거물들의 컴백 무대가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에선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대표가 각각 전주 덕진, 경기 수원 장안에 출마해 당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그러나 정 전 의장 측은 20일 "재보선과 관련해 거명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고, 손 전 대표 측은 "최근 당 분위기를 전하니 '생각 없다,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지는 않은 만큼 출마 여부와 지역 등을 놓고 치밀한 정치적 계산을 할 것 같다.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인천 부평을에 출마, 명예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강재섭 전 대표는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경북 경주와 경기 수원 장안 등의 출마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 측근은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이방호(경남 사천) 전 의원이 지역구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지만, 재판 일정 상 두 지역 모두 4월 재보선이 실시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