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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박주영 '희망봉행' 쌍끌이 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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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박주영 '희망봉행' 쌍끌이 특급

입력
2008.11.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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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대구)와 박주영(이상 23ㆍAS 모나코)이 한국 축구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쌍끌이'로 떠올랐다.

1985년생 동갑내기 골잡이인 이근호와 박주영은 20일(한국시간) 리야드 킹 파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선제 결승골과 쐐기골을 터트리며 2-0 완승을 이끌었다.

이근호와 박주영은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 시절부터 묘하게 희비 곡선이 엇갈렸다. 박주영이 2005년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을 때 이근호는 무명의 2군 선수였고, 지난해 이근호가 올림픽 대표팀에서 펄펄 날 때 박주영은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허정무호' 출범 초기 박주영의 득점포가 불을 뿜을 때 이근호는 벤치를 지켰고 박주영이 프랑스리그 진출 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자 이근호가 무더기 골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이날 박주영과 이근호의 득점포는 모처럼 하모니를 이뤘고 19년간 난공불락을 자랑하던 사우디의 모래성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정성훈(부산)과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근호는 후반 32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슈팅이 문전 왼쪽으로 흐른 것을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마무리,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깨뜨렸다.

이근호는 최근 '쌍둥이 할아버지'가 된 허정무 감독 앞으로 달려가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치며 남아공 월드컵 최종 예선 2경기 연속골의 기쁨을 마음껏 발산했다.

후반 28분 정성훈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나선 박주영은 후반 인저리타임 그림 같은 쐐기골을 터트리며 부활을 알렸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바깥에서 상대 골문을 등진 채 염기훈(울산)의 패스를 연결 받은 박주영은 180도 몸을 틀며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날려 사우디 골네트를 갈랐다.

5개월 만에 '허정무호'에 재승선한 박주영은 대표팀 복귀전에서 골맛을 보며 프랑스리그 진출 후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확인시켰다.

이근호와 박주영은 '허정무호' 출범 후 최다골(5)을 기록하며 내년 2월 11일 이란 원정을 시작으로 속개될 남아공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반면 최근 A매치 연속골로 '경계 대상 1호'로 지목된 사우디의 신예 스트라이커 나이프 하자지는 후반 12분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두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9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2-0) 이후 이어졌던 사우디전 무승 사슬(3무3패)를 끊어버리며 2승1무(승점 7)로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1-1 무승부에 그친 이란(1승2무ㆍ승점 5)을 제치고 B조 1위를 지켰다. 사우디는 북한(이상 1승1무1패ㆍ승점 4)에 득실차에 뒤져 4위로 추락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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