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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칼럼] 핵심관계자 대 미네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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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칼럼] 핵심관계자 대 미네르바

입력
2008.11.2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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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핵심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당국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찾은 것은 그를 벌주거나 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관료로 기용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경제총괄책임자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록 소망교회 신도라는 끈끈한 정으로 대통령과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부임 이래 경제를 살리는 일에는 별반 기여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여는커녕 엉뚱한 소리를 자꾸 하는 바람에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기득권을 옹호해주어서 여당편인 사람들조차 강 장관으로 인해 국가 경제 전체가 허물어지면 종부세 유명무실화나 연기금 증시부양으로 억지로 지탱해온 나라경제, 아니 여유자금투자경제가 통째로 날아가버리는 것 아니냐고 불안불안해하고 있다.

이제야 위기 인정한 장관

강 장관이 최근에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야구로 치면 "지금은 9회말은커녕 1회초"라고 발언한 것은 바로 이런 청와대의 기류를 눈치채고 그 자신도 미네르바로 변신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종전까지 강 장관은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미국의 금융계 지원으로 해소되며 한국 역시 심리적 불안감이 사태를 악화시킬 뿐 경제 기반이 튼튼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반면 세계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 그 여파는 갈수록 커지리라는 것은 7월 이래 미네르바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미네르바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해 주요 금융기관이 부도나고 그로 인한 여파가 한국에까지 미칠 것을 예측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주가는 코스피 지수 500까지 떨어지며 환율은 1달러가 1400원대까지 올라가면서 중소기업과 서민들부터 치명타를 맞을 것이라고 일찌감치부터 경고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예측이 맞다고 경제정책도 잘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예측조차도 맞지 않다면 현실파악 자체도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미네르바를 기용해서 정확한 현실진단을 한 후 향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의 익명이 사이버는 단속?

종전까지는 미네르바의 발언에 대해 김경한 법무장관이 수사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국회에서 공언한 것과 이미 정보당국이 미네르바의 신상을 파악했다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라 이 같은 청와대 소식통의 의견은 뜻밖이다.

한편 미국 최대 케이블뉴스 채널인 CNN이 이명박 대통령을 단독인터뷰**하여(원래 CNN은 합동인터뷰를 하려고 했으나 한국에는 대통령이 한 명 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물어본 결과 미네르바를 정보당국이 추적한 것은 입바른 소리로 국민심리를 동요케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변했다고 재야의 비공개소식통이 전했다.

정부와 재야 소식통의 상반된 의견에 대하여 여론은 재야 소식통이 최근에는 정부 소식통보다는 사실관계가 맞았던 점을 높이 사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어린이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선경찰서를 방문하고, 공기업 파업은 안되며 시중금리는 떨어져야 한다는 발언은 직접 할지언정 인터넷 논객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사소한 일에까지 언급했을 리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미네르바 기용론과 재갈론은 사태추이를 지켜봐야 사실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의 주요 보직을 맡은 비서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논평과 해설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는 익명을 남발한다. 가장 최근의 청와대 핵심관계자 발언은 18일 "대통령은 (중략) 공기업이 해고자 복직문제로 파업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 공간에서 익명을 즐기는 그들이 사이버 공간의 익명을 가장 심하게 단속하려는 이유는 알려진 것이 없다.

주**)연합뉴스는 17일 청와대 발표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CNN과 단독인터뷰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CNN이 유수의 언론사를 제치고 한국의 대통령을 인터뷰했다는 것인지 한국 대통령만 CNN과 인터뷰를 했다는 의미인지 확실치 않다.

서화숙 편집위원 hss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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