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브라질이 손을 잡으면 서로를 정상으로 밀어올릴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9일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협력과 보완의 패'를 맞들었다. 양국의 경제가 경쟁보다는 협력할 경우 서로에게 더 이익이 되는 상호보완적 '윈ㆍ윈'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과 브라질은 영국과 함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내년 초반의 제2차 G20 정상회의를 주도하자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두 나라가 향후 국제 금융체제의 개편과정에서 신흥경제국의 입장을 대변하며 적극 협력한다면 두 나라의 위상은 상승할 것임은 불문가지. 두 정상은 신흥경제국의 대표권 확대와 금융안정화포럼(FSF) 참여, 선진국의 유동성 지원 확대 등 구체적 대안도 내놓았다.
금융 뿐만 아니라 실물 분야에서도 두 정상은 절묘한 보완의 합의를 했다. 우리 측의 선진 기술과 브라질의 풍부한 자원개발을 잇는 협력체제 구축이었다.
양국은 광업 등 자원개발 분야와 유전자원 및 농업기술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를 위해 양국간 협의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농업협력센터를 상호 설치키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자동차와 철강, 전자, 광물 분야 등에서 한국 기업의 투자에 만족을 표시했고, 고속철과 항만준설사업, 조선 등 한국이 선진 기술을 보유한 분야에서의 투자기회를 강조했다.
두 정상은 수교 5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서로 방문의 해로 지정키로 했다. 정서적 교감도 증대 시키자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사업비만 15조~20조원에 달하는 '리우_상파울루_깐삐나스 고속철 사업'을 꺼냈다. 우리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자는 것이다. 또 원전, 조선, 플랜트 사업에 대한 협력을 제의하면서 룰라 대통령에게 내년에 방한해달라는 '초청장'도 건넸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초청에 내년 10월 방한 의사를 밝혔으며, 한국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 부분도 긍정 검토키로 했다.
이와 함께 ▦브라질의 광물자원과 한국의 전력, 철강, 플랜트 산업 경쟁력을 연계한 협력사업 확대 ▦브라질의 심해유전과 우리의 첨단 조선산업, 브라질의 바이오연료 기술과 우리의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개발능력을 묶어서 공동 발전하는 방안 ▦한ㆍ메르코수르(MERCOSURㆍ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공동시장)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 대해서도 지속 논의키로 했다.
두 정상은 이밖에 국방ㆍ안보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국방장관 교류를 갖기로 했으며, 내년 10월 브라질 측에서 먼저 방한키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쇠고기의 국내 수입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양국의 검역 위생 전문가 협의를 거쳐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브라질의 군함건조계획과 관련해 한국 배에 대한 구입의사를 물었고, 룰라 대통령은 양국 국방장관 간 논의케 하자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인재대국, 브라질은 자원대국인 만큼 양국 특성을 활용하면 윈ㆍ윈 할 점이 많다"면서 "특히 고속철 프로젝트의 입찰이 내년 2ㆍ4분기에 이뤄지고, 2030년까지 원전 8개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우리로서는 노려볼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상파울루에서 가진 수행경제사절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국의 장점은 도전적으로 시장에 나가는 것"이라면서 "어려울 때 도전적으로 간 기업이 결국은 1~2년 후 좋은 시기가 오면 승승장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재 우리의 남미교역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중남미에서 브라질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정부도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격려했다.
브라질리아=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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