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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력 과시 '뻥 파업'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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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력 과시 '뻥 파업' 중단해야"

입력
2008.11.2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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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민주노총 대표가 "우리의 노동운동은 실패했다"고 자인하며, 집행부의 투쟁력 과시 등으로 남발해온 '뻥 파업'의 모순을 솔직히 고백하는 등 국내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부영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구속)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월간지 '노동사회' 11월호에 실린 '더 무거운 책임을 지고 다시 처음 그 자리로-지금 노동운동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 제목의 글에서 노동운동 현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일침을 가했다.

하 본부장은 "나는 지금껏 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있는데 위원장이나 간부 좀 했다 하면 구청장이나 국회의원 출마하고, 자기들 편한 대로 다 빠져 나갔지 조합원들은 그대로잖아요"라는 한 현장 조합원과의 대화내용을 소개하고 "조합원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노동운동은 암울할 뿐이며, 희망이 없다"고 고백했다.

하 본부장은 "활동가들은 이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며 "그 동안 정파간 대립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실력과 수준을 넘어서는 '내부 정치용' 총파업과 총력투쟁을 외치며 (세력간) 과도한 경쟁으로 동력을 고갈시켰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증되거나 확인되지 못한 주장, 조직의 준비 상태와는 전혀 별개인 '뻥 파업'의 남발은 중단해야 한다"면서 "당위성만 앞세우는 총파업 주장은 거짓말이자 사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노조운동이 중산층 이데올로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구조의 본질을 혁파하는데 접근하지 못했고 단기ㆍ실리주의에 몰입, 노동운동의 부패와 타락을 제어하는데 실패했다"고 노동운동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2006년 2월부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을 맡아온 하씨는 지난 10일 이랜드 비정규직 투쟁 등과 관련, 불법 집회와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이 글은 구속 전 기고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본부장의 개인 의견을 담은 것일 뿐이어서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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