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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메트로가 이룩한 상생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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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메트로가 이룩한 상생의 합의

입력
2008.11.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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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대란은 오지 않았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철도노조가 20일 오전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고 파업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노사 모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한 덕분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두 노사의 막판 협상과정과 결과는 많은 의미를 남겼다.

먼저 노조부터 걸핏하면 파업강행으로 치닫던 이전과는 분명 달랐다. 국민경제와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간산업체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의식을 보여 주었다. "나라경제가 어려워 합의했다. 서울지하철 하면 '파업'이라는 안 좋은 인식을 깨고 싶었다"는 서울메트로 김영후 노조위원장의 말이 증명하고 있다.

물론 곱지 않은 여론도 부담이 됐으며 불법파업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도 작용했을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구조조정에 대한 전격 양보, 잠정 합의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파업 유보를 결정한 노조의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자신들만 생각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을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되며, 경영합리화를 위해서는 노조 역시 일정 부분 희생과 양보를 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인 것이다.

구조조정의 대원칙은 지키면서 최대한 '상생의 묘'를 찾으려는 사측의 태도도 좋았다. 서울메트로가 인력 감축과 업무 민간위탁을 노조와 협의해 단계적으로 최소화하되 임금피크제 등으로 고용을 보장하려는 것은 '노사는 파트너 관계'라는 것을 확인케 했다. 오바마 대통령당선자가 미국인들을 감동시킨 것도 이렇게 "상대방 처지에서 생각하자"는 '공감(共感)'이었다.

이에 대해 "노조가 백기를 든 것"이라거나,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만 남았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까지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구조조정으로 얻는 것은 많지 않다. IMF사태 당시 뼈저리게 겪었듯, 오히려 소수의 이익만 크게 해 사회갈등과 양극화를 부채질할 뿐이다. 그보다는 믿음과 나눔의 '상생'이 위기 극복의 가장 큰 힘이라는 사실을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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