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7년 사상 처음으로 총재가 법적 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삼성과 히어로즈를 제외한 6개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가 삼성-히어로즈간 트레이드를 승인할 경우 신 총재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6개 구단은 지난 14일 히어로즈가 장원삼을 내주는 대가로 삼성에서 30억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하자 "내년 시즌 삼성과의 경기에 보이콧할 수 있다"며 총재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그럼에도 총재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으로 수위를 높인 것이다.
신 총재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소집, 장원삼 트레이드와 관련해 8개 구단 사장들의 의견을 들었다. 6개 구단 사장들은 "이번 트레이드는 안 된다. 만일 트레이드가 승인되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삼성 김응용 사장과 히어로즈 이장석 사장은 "규약대로 처리하자"고 맞섰다.
반대와 찬성이 극명하게 6대2로 갈리자 신 총재는 또다시 결론을 유보했다. 신 총재는 이사회 후 하일성 사무총장 등 KBO 간부들과 후속회의를 열었지만 역시 '솔로몬의 지혜'는 얻지 못했다. 신 총재는 "내일(20일) 오후 2시까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했다.
규약상 구단간 트레이드는 총재가 승인하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는 다르다. KBO와 히어로즈가 지난 2월 히어로즈 창단 때 '선수를 팔아서 구단 운영비 마련 불가'에 합의한 만큼 비록 문서화되지는 못했지만 지켜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6개 구단이 "최악의 경우 내년 시즌 보이콧과 함께 법원에 총재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내겠다"며 KBO를 압박하는 논리적 근거도 여기에 있다.
모 구단 고위 관계자는 "총재가 자기 입으로 '선수 팔아서 구단 운영비 마련을 못하게 하겠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그 말을 뒤집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처사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미는 총재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의미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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