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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획/ 생태계 '데드라인'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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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획/ 생태계 '데드라인'이 무너진다

입력
2008.11.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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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화의 댐 상류 파로호, 민간인 출입 통제선 표지판을 통과해 차로 10분, 또 다시 20여분을 걸어 고개를 넘자 양의대 습지가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잡목과 초지가 어우러진 이 곳은 고라니와 멧돼지의 천국이다. 그러나 이 야생의 땅에도 개발 바람이 불고있다.

습지에서 산으로 연결되는 경사면의 잡목이 베어지고 햇볕 가림막으로 장애물이 쳐져 있다. 생태 사파리 관광을 계획하고 있는 화천군에서 돼지감자를 기르고 짐승들이 쉽게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2. '지뢰' 경고 표지가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있는 철망을 따라 오르는 두타연 계곡은 그야말로 비경이다. 크고 작은 나무와 덩굴식물이 어우러져 맑은 계곡을 감싸고 있다. 경사진 바위 위에서 산양이 내려다보고 있을 것 같은 평화로운 풍경에 난데없는 소음이 울려 퍼진다.

중장비를 동원한 교량건설 공사에 인부들의 손길이 바쁘고 대형 굴삭기는 계곡 바닥을 정비하고 있다. 폭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바위 위에는 전망시설을 짓기 위해 철제 빔이 박혀 있다.

양구군은 두타연 계곡의 도로와 생태탐방로를 정비해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다. 강원 내륙의 접경지역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가까운 서부지역에선 이미 생태와 안보라는 이름으로 민통선과 DMZ관광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끊임없이 개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단체 생태지평의 'DMZ 생태탐방' 프로그램에 동행해 둘러본 민통선의 모습이다. 남한 면적의 2.5%에 불과한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지역에는 산양 고라니 열목어 등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1·2급 동식물의 38%인 82종이 서식하고 있다.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있으면서 동해에서 서해까지 연결된 한반도 생태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민통선 생태계가 지금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접경지역 민통선 범위를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5km에서 10km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천 경기 강원의 38개 지역 2억1천200만㎡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된다. 여의도의 7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다투어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생태지평 손성희 연구원은 생태계 보존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 보이지않게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런 보존 대책도 없이 한꺼번에 해제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수 십년 간 군에 의해 '강제로' 보존돼 온 민통선 생태계가 돈벌이를 앞세운 인간의 탐욕 앞에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한다는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

글·사진=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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