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휴대폰을 자주 바꾸지 말라. 콩고민주공화국 주민이 피를 흘릴 것이다."
현대인의 필수품 휴대폰 기기에는 탄탈럼(tantalum)이라는 물질이 들어간다. 부식이 잘 되지 않고 열에 강한 이 물질은 콜탄이라는 광물질에서 추출한 것이다. 이 콜탄이 콩고민주공화국의 참혹한 내전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 등 외신은 콩코민주공화국의 반군 지도자 로랑 은쿤다(41)가 북동부 키부 지역의 콜탄 채굴권을 장악하고 주민들을 '죽음의 노역'으로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제 노역에 동원된 주민들은 삼엄한 감시 하에 휴일도 없이 목숨을 건 콜탄 채굴에 나서고 있는데 굴 속에서 지반이 무너져 목숨을 잃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채굴된 콜탄은 우간다, 르완다 등 인근 국가를 거쳐 중간 상인에 판매되며 이 과정에서 원산지가 위장돼 유럽, 미국 등의 휴대폰 제조 공장으로 흘러간다. 초기에는 유럽, 미국의 상인에게 직접 콜탄이 판매됐으나 유엔이 제재하자 인근 국가를 거치는 우회 판매 방식으로 바뀌었다. 반군 지도자 은쿤다는 여기서 얻은 막대한 자금으로 무기를 사들여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콜탄의 불법 유통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영국이 유일하게 자국 휴대폰 제조업체를 상대로 콜탄 유통 경로를 검사하고 있다"며 "미국, 벨기에 등 대다수 국가는 원산지 추적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콩고 주민에게는 탄탈럼이 들어간 휴대폰의 소지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그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