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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디플레 공포/ 디플레 왜 무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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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디플레 공포/ 디플레 왜 무서운가…

입력
2008.11.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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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의 공포를 차례로 겪고 있다. 몇 년에 한 번 겪어도 벅찰 위기를 한꺼번에 경험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을 굳이 꼽는다면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한다.

디플레이션은 물가(자산가치)가 하락하는 동시에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 간단히 표현하자면 '경제가 죽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디플레의 예상 전파경로는 대체로 이렇다. 금융위기로 손실을 본 금융사들이 대출을 줄이고 자금회수에 나선다. 기업들은 자금난을 겪고 연쇄도산으로 이어진다. 수요부진으로 부동산가격이 떨어지고, 이는 은행의 담보가치하락으로 이어져 부실은 더 커진다. 신용경색은 심화되고, 내수는 총체적 부진에 빠진다.

이에 반해 인플레이션은 물가는 오르지만 그나마 수요(경기)가 살아있는 상태. 금리인상 같은 긴축 카드로 어느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하강하는 기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 같은 공급쪽 충격이 가시면 대체로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은 치유책이 막막하다. 경제가 '소비'라는 활력을 잃은 만큼 웬만한 조치에도 꿈쩍하지 않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디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 저금리 기조로 부풀려진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기업도산이 이어졌고 은행들은 파산위기에 몰렸다. 일본 정부는 기준금리를 0.1%로 내리고 숱한 대책을 발표하며 경기부양에 수조∼수십조엔을 쏟아 부었지만 1992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0.9%에 그쳤다.

아무리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도 투자와 소비는 제자리 걸음이고 경기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였던 셈이다.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푼 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00년대 초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를 1%까지 낮추면서 디플레 막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는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되돌아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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