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GM대우의 2차 협력업체인 중견 주물생산기업 대영금속이 만기도래 어음 3억9,000만원 어치를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냈다. 연 매출 200억원대의 대영금속은 GM대우의 1차 협력사인 A사에 주물제품을 납품해왔는데 최근 A사의 납품단가 인하로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해 도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GM대우의 연말ㆍ연초 조업 전면중단 검토 소식이 악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중견업체마저 무너지면서 연쇄 부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0월 부도업체수는 전달보다 무려 100개 이상 늘어났다. 부도공포는 이미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경기침체는 멀쩡하던 기업을 한계선상으로 내몰고, 결국 고용을 악화시켜 서민생활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긴 불황터널 본격 시작
현재로서는 이번 경기침체의 터널이 얼마나 길어질 지 속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통계로 나타나는 부도 수준은 한국경제가 이제 막 침체기의 초입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한은에 따르면 자영업자를 제외한 지난달 부도법인 수는 9월(140개)보다 50%가량 늘어난 211개로 2005년 3월(226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5년 상반기는 2003~2004년 정점을 이뤘던 카드사태 불황의 마지막 정리단계. 2003년 매월 400~500개까지 치솟았던 부도법인 수가 잦아들던 시기였다.
뒤집어 보면, 10월 부도 현황은 이번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나타나는 부도업체 수 본격 증가의 첫 신호인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좋아져 그 때처럼 대기업과 하청기업의 연쇄부도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한계상황에 내몰린 상당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앞으로 부도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고용에도 먹구름
부도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쓰러지고 또 새로 생기는 것이 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단부도, 대량도산이 심각한 것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특히 전체 일자리의 80% 이상을 창출하는 중소기업 부도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새롭게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창업은 줄어들고 있다.
고용시장의 활력을 나타내는 신설법인과 부도법인 수의 배율은 지난달 20 이하(18.8)로 떨어져 역시 2004년말 이후 근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도로 사라진 기업보다 새로 생긴 기업 수가 20배를 넘지 않는다는 뜻. 올들어 이 수치는 꾸준히 30을 넘어 왔는데 그만큼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새로 옮길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신설ㆍ부도법인 배율 하락은 갈수록 고용이 안 되는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며 "실질소득 감소와 고용불안이 겹칠 경우, 서민 생활은 더욱 팍팍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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