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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디플레 공포/ 전문가들이 본 국내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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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디플레 공포/ 전문가들이 본 국내상황은

입력
2008.11.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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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출범 후 고물가는 우리 경제의 크나큰 고민거리였다. 고환율과 수입원자재가격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가 우리 경제를 압박했었다.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D(Deflationㆍ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커지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마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디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아직 우리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는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처럼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할 정도로 추락하지는 않았다. 다만 수준의 차이일 뿐, 우리 경제도 디플레이션과 비슷한 진로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엄밀하게 말해 물가 하락은 미국처럼 심각한 수준이 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전제는 있다. 최근 우리 물가가 뛰어도 너무 많이 뛰었다는 점. 5.9%(7월)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당분간 하락이 대세로 점쳐진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크게 벗어나 있고 생산자물가가 지난해보다 10% 넘게 올라있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고환율과 금리 인하정책도 감안하면, 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실물자산 가치의 추락, 즉 자산 디플레이션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부동산 골동품 골프회원권 같은 실물자산과 주식 시장이 글로벌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로 꼽힌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은 속도의 문제"라며 "거품이 조정되는 수준의 완만한 하락이라면 우려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급격하게 추락한다면 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침체폭은?

운 좋게도 우리가 디플레이션을 피해간다고 해도, 미국 유럽 등에 엄습한 디플레이션 공포의 영향권에서까지 피해가기는 어렵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지속될수록 우리도 밖으로는 수출 둔화, 안으로는 자산 디플레이션이 깊어지면서 경기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기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침체는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수출액이 이번달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는 등 벌써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출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미국 등 선진국의 극심한 디플레이션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 가격과 물량, 양 측면에서 수출 둔화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 불안을 심화시킨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디플레 현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자산 디플레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자산 가치 하락은 금융 부실을 확대시키고 소비 둔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등 경기 침체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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