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모두가 한 때일 뿐.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17년째 홀로 살고 있는 법정(76) 스님이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 (문학의숲 발행)를 펴냈다. <홀로 사는 즐거움> 이후 4년 만에 내는 책이다. 그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서울 성북동 길상사의 소식지 '맑고 향기롭게'에 한 달에 한 번씩 쓴 에세이 56편을 모았다. 홀로> 아름다운>
스님은 지난해 병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했다고 한다.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 줄 알고 지내는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내 몸이 아님을 비로소 인식하게 된다. 병을 치료하면서 나는 속으로 염원했다.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병상에서 발견한 깨달음이다.
스님은 진정한 부와 행복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부는 욕구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차지하거나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할 때 우리는 가난해진다. 그러나 남들이 가진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인생이 비참해진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 안에서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진정한 부자이다"라고 썼다.
책 제목으로 뽑은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글에서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믿는다"면서 "삶에 대해, 이 존재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라고 했다.
산골에서 살면서 체험한 자연과 환경, 생명의 가치, 우주적 공생의 의미,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가치, 나이듦의 의미 등 간소한 삶에서 건져올린 성찰과 함께 혼자 사는 스님의 일상의 편린들을 볼 수 있다.
스님은 이번 가을에 남쪽 지방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으며 올 겨울을 그 곳에서 날 것이라고 한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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