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로 예고된 철도와 서울지하철의 동시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등으로 부담을 느낀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파업을 향한 다리를 건넜다는 게 중론이다.
18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서울메트로 노사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20일 오전 9시, 메트로노조는 오전 4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철도 지하철 동시파업이 실현될 경우 1994년 당시 전국철도기관차협의회와 서울, 부산 지하철노조의 동시파업 이후 14년 만이다.
파업이 이뤄지면 철도노조가 담당하는 국철 1호선 및 수도권전철과 메트로노조의 지하철 1∼4호선 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해 수도권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또 철도 운행의 차질로 물류난이 벌어질 수 있다.
철도 및 메트로노조는 이날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25개 시민사회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공사와 정부, 서울시는 외주화와 민간위탁, 1인 승무 중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파업은 불가피하다"고 사실상 마지노선을 그었다.
철도노조는 사측이 경영합리화를 위해 밝힌 2010년까지 3,700명 인원감축 철회를, 메트로노조는 2012년까지 2,088명의 감축 철회를 요구하며 사측과 최종 담판을 벌이고 있지만 양쪽 태도가 워낙 강경해 파업의 명분만 축척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레일 심혁윤 사장직무대행은 "코레일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6,400억원으로 해마다 막대한 재정적자가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자는 데 대해 파업으로 대응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타협할 뜻이 없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메트로사측도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5조4,5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수"라면서 "이를 반대하는 노조의 어떤 요구도 들어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들이 동시파업에 돌입한다 해도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교통당국의 분석이다. 지하철 5∼8호선을 담당하는 도시철도공사가 빠진 데다 공익사업장인 까닭에 필수유지인원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파업이 이뤄지더라도 출근시간대(오전 7~9시)는 100%, 퇴근시간대(오후 6~8시) 80%, 나머지 시간대는 50% 수준으로 전철을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트로도 필수유지인력(3,151명)과 파업 불참인력(3,080명) 등 대체인력을 투입하면 자정까지는 거의 정상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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