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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따라 굴곡… 돌파구 안 보이는 '화해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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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따라 굴곡… 돌파구 안 보이는 '화해의 상징'

입력
2008.11.2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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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 10년] 관광객 첫해 1만명서 작년 35만명 급증비리 의혹·핵실험 등으로 사업 휘청거려박왕자씨 피격 사건 계기로 중대 기로에

1998년 11월18일 강원 동해항에서 북한 금강산을 향해 금강호가 출항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 북측과 금강산 관광 실시에 합의한 지 5개월 만의 거사였다.

그로부터 10년. 지금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남한 관광객은 195만5,951명이나 됐고, 골프장 해수욕장까지 들어설 정도로 활성화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7월의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등 지난 10년간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곡절을 겪어야 했다.

■ 부침 많았던 금강산 관광

금강산 관광 첫해 1만여 명이 유람선을 타고 금강산을 다녀왔다. 하지만 2000년 현대그룹 경영권 다툼인 '왕자의 난' 여파, 7대사업 독점권 대가로 5억 달러를 지급하는 초기 투자비 문제가 겹치면서 현대는 자금난에 허덕였다.

결국 2002년 정부가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현대를 우회 지원하고, 2003년부터 관광 대가 지급 방식을 바꾸면서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 특히 2003년 10월 육로관광이 매일 실시되면서 금강산 관광은 제자리를 찾았다. 관광객 숫자도 2004년 27만, 2005년 30만, 2007년 35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와중에도 곡절은 많았다. 2005년 김윤규 전 부회장이 개인비리 의혹으로 퇴진하자 북측은 금강산 하루 관광객 수를 600명으로 제한, 불만을 토로했다. 2006년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과 한나라당이 금강산 관광 중단을 요구해 사업이 휘청거리기도 했다.

특히 올들어 6월까지 20만여 명이 금강산을 찾으면서 연간 관광객 40만 명 돌파를 기대했으나 7월11일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 앞날도 빛과 어둠 교차

정부는 박씨 사망 사건 이후 북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는 현지 진상조사단 파견을 요구했고 북측이 이를 거부하자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다. 북측은 이에 금강산 체류 남측 인원 철수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3개월여가 지난 뒤 정부는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9월 이후 북한 급변사태 대비책 논란,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지(삐라) 살포, 북한 인권결의안 주도적 참여 등으로 남북관계는 대립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북측이 12일 남북 육로통행 제한, 남북 직통전화 채널 단절 등을 통보하면서 남북관계는 단절위기의 중대국면에 처했다. 급기야 금강산 관광 10주년 기념식조차 금강산 현지에서 열지 못할 정도로 정세가 악화했다.

정부는 현지 진상조사를 필요조건으로 내걸던 입장에서 "일단 당국간 대화를 하자"는 식으로 유연해졌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이 만나서 협의를 하면 서로 양해할 수 있는 해법이 마련될 것이고, 그러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대북지원 민간단체인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관계자 4명의 금강산 방북 허용도 정부의 유연해진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사건 직후인 7월23일 "북한에서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도록 당사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어 통일부 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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