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 통해 본 의원들 또다른 모습이미지형, 추억의 사진·연애담 고백 콘텐츠형, 가요·만화·법률상식 제공소통형, 선플달기 등 댓글 릴레이
'정치인보다는 다정한 아저씨, 형님이나 오빠, 누나처럼 보이자!'
국회의원 299명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간미를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댓글을 통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거나 색다른 콘텐츠로 유권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미니홈피에는 양 허리에 손을 얹고는 뚜렷한 '왕'(王) 자 복근을 뽐내는 소년 홍준표가 있다. "우와! 똥폼 ㅎㅎㅎ"라는 댓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소년의 표정은 의기양양하다. "저도 한때는 몸짱이었다"는 사진 설명 뒤에 웃음을 자아내는 댓글들이 꼬리를 잇고 있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부인이 은행 창구 여직원이었을 때 손님으로 처음 만나 "나랑 같이 살고 싶으면 수요일 도서관으로 와라"는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시작한 연애담도 실려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미니홈피는 인기 절정이다. 방문자만 800만 명을 넘겼다. 그 비결은 '누님' 박근혜의 모습이 많기 때문. 사진첩은 '나의 20대', '어린 시절', '집 구경' 등으로 꾸며졌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놓은 십자수 작품부터 어머니 육영수 여사와 함께 삽을 들고 빠진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꼬마 박근혜도 있다.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청와대에서 탁구를 즐기는 사진에는 '풋풋하다', '오~~누님 예뻐요' 등의 호응 댓글만 수백개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등산 중 부인의 다리를 주무르고, 부인과 함께 장을 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게재, '친절한 남편'이미지로 대중에 다가가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새벽 6시30분에 출근하는 딸(회사원)에게 "부지런하구나. 충분히 자야 심신에 좋단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자상한 아빠'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은 신혼여행 때 귤나무를 배경으로 수줍게 웃으면서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 해외여행 중 딸을 자신의 어깨에 태운 사진 등을 실으면서 감성적 접근을 시도했다.
색다른 콘텐츠로 승부하는 의원들도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의 홈페이지 속 'MJ클럽'에서는 음악 동영상을 통해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만화도 볼 수 있고 정 최고위원의 사진이 담긴 편지지를 배경으로 친구에게 메일도 보낼 수 있다. 정 최고위원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고 답도 받을 수 있다. 외무ㆍ사법ㆍ행정고시 3관왕의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경제ㆍ법률 상식 등 유용한 생활 정보가 가득하다.
댓글을 자주 올리면서 성실하게 국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의원들도 꽤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민원이나 비방에도 "선플 달기 운동에 참여하는 의원으로서 나부터 실천하겠다. 말씀하신 내용을 잘 알겠다"는 차분한 답글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도 2,3일에 한번씩 자신의 생각과 이에 대한 댓글을 편지 형식으로 게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해지고 재미있어진 의원들의 홈페이지는 삭막한 정치현장을 그나마 부드럽게 만들고 국민과 정치의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화영 인턴기자(이화여대 생명과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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