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산업을 살리는 것이 우리에게도 불리하지 않다"며 "미국 자동차가 죽어야 우리가 산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워싱턴 월러드호텔에서 특파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미국 자동차산업이 잘되면 우리나라 부품 수출이 늘고, 미국 자동차산업이 잘된다 해도 한국 자동차를 팔 수 있는 룸(시장)은 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오전 미 뉴스채널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동차산업) 보호를 잘못하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되고 다른 나라도 산업을 직접 지원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지원 방법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자동차업계 지원방침을 긍정 평가함에 따라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또 간담회에서 "미국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FTA를 한 것"이라며 "FTA에서 자동차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다"고 말해 자동차산업 지원과 FTA 비준은 별개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FTA는 오바마 정권 출범 후 정리된 정책이 나오면 대응할 것"이라며 "국회도 너무 여야간에 공개적으로 먼저 떠드는 것보다 은밀하게 협력해서 절차를 밟아나가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직접대화에 따른 통미봉남 우려에 대해 "한미관계가 완벽하다면 (북미 정상회담이)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며 "북한 핵 포기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률과 관련, "내년 우리 경제가 3, 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계경제가 나빠 예측이 쉽지 않지만 내수를 진작하고 여야가 힘을 합치면 1%정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 도착, 한ㆍ브라질 경제인 간담회를 시작으로 남미 순방일정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과 브라질은 서로 아시아와 남미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면서 "광물자원과 플랜트, 석유개발과 조선, 바이오 연료와 자동차ㆍ녹색산업 등 3대 융합산업협력방안을 통해 발전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상파울루(브라질)=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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