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가들의 창업연령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창업정신의 실현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19일 산업연구원이 제조업과 지식기반서비스업쪽 중소기업 402개사 대표를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의 발현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가의 창업 당시 연령 평균은 41.9세. 그러나 창업연령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2001년 이전에 창업한 기업가의 평균 연령은 37.3세였으나 2001~2004년 창업가들은 43.0세, 2005년 이후 창업가들은 45.2세였다.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한 나이도 같은 추세였다. 2001년 이전 창업자는 평균 31.6세에 창업을 마음 먹은 반면 2001~2004년 창업자는 35.5세, 2005년 이후 창업자는 36.9세에 사업을 결심했다.
늦은 나이에 창업을 한 만큼 모험적이기보다는 안정적인 성향이 강했다. 제품의 주기를 도입기와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등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창업 당시 시장상황이 성장기였다는 응답비율이 ▦2001년 이전은 47.1%였지만 ▦2001~2004년은 41.9% ▦2005년 이후는 34.3% 등으로 낮아졌다. 반면 성숙기였다는 응답률은 각각 24.0%, 27.3%, 38.9% 등으로 높아졌다. 시장성장기 창업비율이 낮아지고 시장성숙기 창업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창업성향이 도전적이기 보다는 안정적이란 방증이다.
최근 들어 기업가 정신이 약화된 요인으로는 '사업실패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및 재기 불가능'(36.2%)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수익창출기반 약화'(31.9%)와 '기업가에 대한 좋지 않은 정서로 인한 경영의욕 감퇴'(12.6%)와 '과도한 규제'(11.6%) 순이었다. 기업가들의 활발한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완화보다는 실패한 기업가를 보호할 사회안정망 구축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기업가들이 느끼는 창업환경도 일본과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환경이 경쟁국에 비해 나쁘다고 대답한 비율이 69.9%에 이르렀다. 특히 제조업을 꾸려가는 기업가들이 경쟁국보다 나쁘다고 대답한 비율(71.4%)이 서비스업 관련 기업가(61.4%)보다 높았다.
양현봉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부도 및 파신시 CEO등 채무자에 대한 압류면제 범위가 매우 좁아 기업가들이 재도전의 의지를 아예 상실한다"며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한 교육 뿐 아니라 사업실패 부담에 따른 부담 완화 등 기업가 친화형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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