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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서울메트로, 골프장·연습장 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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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서울메트로, 골프장·연습장 조성 논란

입력
2008.11.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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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가 승객 운송이라는 공기업 본래 취지와 걸맞지 않게 파3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을 잇따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시와 도시철도공사, 메트로에 따르면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최근 구로구 천왕차량기지 내 골프장 건립을 위한 사업자 모집공고를 냈다. 공사측은 총 21만2,518㎡ 부지 가운데 3만3,945㎡를 골프연습장을 포함한 최소 3개홀(파3) 이상의 골프장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공사는 민간 사업자에게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10년간 기본보장금과 매출액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계약기간 종료 후에는 시설을 기부채납 받는다. 골프장은 내년 3월 착공될 예정이다.

메트로(1∼4호선)도 성동구 용답동 군자차량기지 내 1만2,240㎡에 지상4층 72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을 다음달 착공, 내년 9월 완공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습장에는 스크린골프장을 비롯해 샤워실, 휴게실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서며 총 사업비만 7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골프연습장 건설에 나서자 내부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철도 관련기관이 어떻게 정관에도 없는 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 등 레저사업을 펴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을 통해 수익구조 개선을 꾀하지 않고 너무 안이하게 돈을 벌려는 자세로 시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하철 노조의 이호영(39) 선전홍보부장도 "골프장 조성은 지하철 공기업의 설립취지와도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실제 수익창출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라고 강력 비판했다.

일부 직원들은 골프연습장 부지가 직원들이 애용하는 축구 농구 테니스장이라는 점을 들어 "직원들의 여가시설을 빼앗아 부자들의 놀이터로 만들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류경기 경영기획관은 "두 공기업이 막대한 운영부채를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부대사업을 검토해 오다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 기업의 정관에서도 '부대사업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는 만큼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골프장 조성이 부대사업에 포함되느냐를 놓고는 다소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378개 지방 공기업 가운데 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을 현재 운영 중이거나 조성 계획 중인 곳은 단 3군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시설공단이 화산체육공원에 파3 9개 홀을 운영 중이고 강원도개발공사와 경북개발공사도 각각 알펜시아리조트, 청통골프장을 건설 중이지만 이들 공기업은 모두 '관광객 유치'라는 목적을 정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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