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농구 감독들의 현역시절 포지션야구-포수·투수 등 내야수가 '점령'농구-대부분 가드출신 센터 2명뿐
[스포츠한국]
야구의 포수, 축구의 중앙 미드필더(플레이메이커), 농구의 포인트가드의 공통점은 다음 중 뭘까? ①자신보다 팀이 우선 ②잘해야 본전 ③감독의 분신.
① ② ③ 모두 정답이다. 포수, 중앙 미드필더, 포인트가드는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 해야 한다. 잘 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비난을 뒤집어쓴다. 코트(또는 그라운드)의 감독이기도 하다.
서울 SK 문경은(37)은 "(김)태술이가 하라는 대로 한다. 그래야 좋은 기회가 온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문경은은 김태술의 연세대 13년 선배다. 그 이전에 김태술은 SK의 주전 포인트가드다.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들의 현역 시절 포지션을 분석해보면 야구는 포수, 농구는 가드가 상대적으로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많다. 야구의 경우 투수 출신은 생각보다 적은 편이다. 농구에서는 센터 출신이 의의로 귀하다.
▲ 외야수 전무-야구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 중 외야수 출신은 한 명도 없다. 두산 김경문, KIA 조범현 감독은 포수, LG 김재박,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내야수, 삼성 선동열,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투수 출신이다. SK 김성근, 한화 김인식 감독은 현역 때 투수로 뛰긴 했지만 서른 살 이전에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만큼 '감독 출신 감독'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반면 외야수는 한 명도 없다. 과거에도 삼성 박영길, OB 윤동균 감독 등을 제외하면 외야수 출신 감독은 흔치 않았다. 최근 감독을 지낸 인물 가운데 이순철 전 LG 감독(2004~2006년)이 외야수 출신이긴 어디까지나 '본적'은 내야수다. 이 감독은 1985년 3루수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현역 시절 포지션과 감독의 상관관계를 수학적으로 따지긴 어렵다. 다만 벤치에서 정해준 수비 시프트대로만 움직이는 외야수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야구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포수와 내야수는 늘 사인에 의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협력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아무래도 같은 야구를 하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 센터는 두 명-남녀농구
남녀 프로농구 감독 16명 가운데 센터 출신은 단 2명뿐이다. 올해 새로 부임한 창원 LG 강을준 감독과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현역 시절 각각 실업팀 삼성과 현대에서 수비형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 두 감독의 스타일은 사령탑에 오른 뒤로도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 LG와 삼성생명은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드도 센터도 아닌 경우는 서울 삼성 안준호 감독이 유일하다. 남녀 감독 16명 가운데 '정통 센터'나 '정통 포워드'는 3명뿐이고, 가드(슈팅가드 포함)가 13명에 이른다. 광신상고-경희대 출신인 안 감독은 현역 때 뛰어난 포워드로 활약했으며 농구 대잔치 시절에는 우승도 두 번이나 일궜다. 안 감독의 농구는 세밀하면서도 스케일이 크다.
한 농구 관계자는 "가드는 야전사령관이기 때문에 벤치의 사인 전달, 공수 조율 등의 역할을 맡는다. 같은 농구를 하더라도 가드들이 농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시야가 넓고 생각의 깊이가 있기 때문에 가드가 지도자로 변신한 뒤로도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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