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서장훈이 정규시즌 1만 점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산 9,998점을 기록 중인 서장훈은 19일 LG전에서 단 2점만 넣으면 사상 첫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필자는 SK의 감독이던 99~00시즌 서장훈과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있어 감회가 더욱 새롭다.
센터라는 포지션은 골밑에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견제를 심하게 받는다. 서장훈이 슈터가 아닌 센터라는 점에서 1만 점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더구나 KBL에서 센터 포지션은 주로 외국인 선수들인 만큼 1만 점은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상징이다.
서장훈은 장신 센터이면서도 슈터 못지않은 뛰어난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스트 공격이 여의치 않다 싶으면 외곽으로 나와 3점슛을 던지기 때문에 상대로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센터가 외곽슛을 던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도 있지만 상대팀 장신 수비수를 끌어낸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
서장훈의 1만 점은 KBL로서도 기념비적인 일이다. 출범 13시즌째를 맞아 1,000만 관중만큼이나 의미 있는 일이 서장훈의 1만 점이다. 특히 대기록의 주인공이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라는 것은 생각할수록 기분 좋은 일이다.
KBL 출범 이전 농구 대잔치에서 고(故) 김현준이 5,638점으로 1위에, 허재가 5,407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충희도 5,000점을 노렸지만 선수 말년 무릎과 장딴지 부상 후유증 때문에 4,393점에 그쳤다.
이들 득점 기계들의 공통점은 상대의 거친 견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기 몫을 해줬다는 데 있다. 서장훈 역시 플레이 스타일이 바뀌고 출전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환경의 변화에 잘 대처하며 지금까지도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장훈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위업을 남긴 만큼 이제는 여유를 갖고 기술과 노하우를 하승진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전수해줬으면 한다. 또 대스타답게 선수생활도 잘 마무리해주기 바란다. 서장훈은 이제 살아 있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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