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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 문학상' 10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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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 문학상' 10월 장원

입력
2008.11.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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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싱크로나이즈- 이한솔 (필명ㆍ어린왕자를 사랑한 아이)

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10월 시 장원에 이한솔(광주 경화여고)양의 '오, 싱크로나이즈'가 뽑혔다.

이야기글 부문에는 함윤이(담양 한빛고)양의 '졸업식, 그리고 국밥 한 그릇', 비평ㆍ감상글에는 김영우(광주 제일고)군의 '국민연금제도의 허와 실', 생활글에는 목소영(청주 산남고)양의 '20년 후 내 미래를 선물한 사람'이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오, 싱크로나이즈

- 이한솔 (필명ㆍ어린왕자를 사랑한 아이)

바다표범으로부터 진화한 마을, 직립보행이 익숙치 않은 여인들이 재주를 부리듯 물 속으로 몸을 말아요 반쯤 내놓은 다리로 자맥질하는 세상에는 언제나 둥근 파문이 일고요 여인들의 퉁퉁 부은 손가락은 수심을 짚는 지도예요 등고선 같은 운명선이 출렁이듯 매 다른 곡선을 그렸거든요 꽃다운 시절이 있기는 있었는지, 고기잡이배가 사람 잡는 배가 되어 돌아왔어요 지아비를 뿌린 바다에 어린 자식들이 밀어올린 부력으로 뜬 거예요 오, 싱크로나이즈는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그들에게 뭍이란 개척할 수 없는 미지 같아요 가끔 아가미를 벌리듯이 얼굴을 내밀어 바람을 느꼈죠 물 속에서 더 많은 숨을 쉬었는데, 아마 생의 맥박도 그 곳에서 규칙을 배웠을 거예요 그동안 수압을 이기지 못해 눈과 귀가 먼 여인도 있어요 바다는 여인들의 젖가슴을 점점 쪼그라들게 했죠 싱싱한 전복이 도려내고픈 사연을 진주마냥 품고 육지로 나오네요 이제 뭍에는 기다리는 자식도 없어서 어느새 소금기 하얗게 배인 머리카락을 애써 감추어 넣어요 줄에 꿰인 일렬횡대의 명태처럼 입을 벌리고 수면을 디딘, 여인들의 몸사위가 조금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해요.

▲ 심사평

이 시는 독특한 상상력을 칭찬해주고 싶은 시입니다. 산문시임에도 불구하고 시상을 전개해가는 솜씨가 잘 훈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듬감이 살아있는 산문시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다 속의 싱싱한 묘사들을 통해 길어올린 싱크로나이즈의 시적 발상은 시적 긴장과 상상력이 탄력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김경주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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