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삼국지> 를 너무 좋아한다. 지난 1세기 동안 수없이 많은 출판사가 삼국지를 펴냈다. 세대가 바뀌어도 삼국지 독자는 틀림없이 샘솟았다. 출판사들은 자기네 삼국지는 확실히 새롭다고 주장했지만, 저명한 작가들은 자기가 쓴 삼국지는 남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어느 것으로 읽어도 이야기 줄거리는 거의 똑같다. 제갈량이 자신이 무척 아꼈던 장수 마속이 군령을 어기고 대패하자, 울면서 그를 죽였다는 얘기도 다 나온다. 삼국지>
대통령은 삼국지도 안 읽어본 걸까? 의욕은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를 설상가상에 빠트린 강 장관. 그 장수를 사랑하는 마음은 미루어 짐작하겠으나, 울면서 베었어도 벌써 여러 번 베었어야 할 것 같은데 끈질기게 감싸고 있다. 벼락이 떨어져도 어깨동무를 하고 불구덩이까지 가보겠다는 대단한 자세다.
대통령의 장수들도 삼국지를 안 읽어본 것 같다. 삼국지엔 충성심이 드높은 장수들이 많이 나온다. 주군을 구하기 위해서, 혹은 주군의 죄를 덮거나 대신하기 위해서, 혹은 스스로의 죄를 알고, 알아서(심지어는 주군이 붙잡고 매달려도) 떠나는 것이다. 희한하게도 대통령의 장수들은 죄는 잘 지으면서 누구 하나 알아서 떠나주는 이가 없다. 하기는 그 나무에 그 솔방울이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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