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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성평등은 지속발전의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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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성평등은 지속발전의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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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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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아샤 로즈 미기로 유엔사무부총장은 여성계 지도자를 초청한 간담회에서 "여성이 제외된 상황에서는 결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2000년 뉴욕에서 열린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달성하는 데도 "여성이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는 어떠한 공헌을 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마디로 양성평등수준이 높아져야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유엔기구에서 지구촌 문제 해결에 매달리고 있는 미기로 부총장의 지적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나라의 양성평등수준을 쉽게 알 수 있는 지표로 흔히 UNDP(유엔개발기구)가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를 드는데, 우리나라 여성권한척도는 2007년의 경우 93개국 중 64위로 우리의 양성평등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권한척도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중 여성의 정치참여부분과 전문직 여성의 비율 항목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준이 그리 낮지 않으나, 남녀소득비 항목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전체적인 여성권한척도가 낮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양성평등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한 지름길은 여성의 경제활동비율을 높이고, 이들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일이라는 결론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많은 젊은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여성인력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의 지위 또한 지난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임금수준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고, 일하는 여성의 68%가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육아, 휴직 등 각종 모성보호제도의 혜택에서 제외된 정책의 사각지대에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출산, 육아 등으로 한번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은 일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없으며, 설사 일자리가 있다 하여도 임금이 낮거나 노동여건이 열악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한 가치 평가도 평등하지 못하다. 성별 임금수준 격차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남성 대비 여성근로자 평균임금은 66.6%로 선진국의 75~90%에 비하면 매우 낮고, 임시직 중 절반이 넘는 57%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우리사회의 평가와 인식은 높아졌으나 아직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는 매우 취약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OECD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 여성부가 결혼, 가사,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새로 일자리를 찾도록 관련법을 만들고, 이들에게 상담부터 교육훈련 그리고 취업 후 사후관리에 이르는 종합적인 취업지원을 제공하는 '새로 일하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에 전국적으로 50개소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100개소의 새로 일하기 프로젝트 수행기관이 지정되면 많은 여성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그 여성들이 일자리를 통해서 자아실현을 이루고, 가정경제의 중심이 되어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면 자연히 우리나라의 양성평등 수준은 높아지게 된다. 그리하여 멀지않은 장래에 미기로 유엔사무부총장 같은 분이 여성의 경제적 지위향상을 통해 양성평등 수준을 높인 대한민국의 훌륭한 사례를 국제무대에서 설명하는 때가 오길 기대해 본다.

변도윤 여성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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