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산업은행과 마라톤 협상 끝에 14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한화의 인수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화는 MOU 체결에 따라 당장 입찰 금액의 3%를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12월말 본 계약을 체결할 때 인수금액의 10%, 3개월 후인 내년 3월말 이전에 85%의 잔금을 각각 지급해야 한다.
한화는 이에 따라 다음주초인 17일부터 3-4주간 일정으로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화는 대우조선의 국내외 사업을 정밀 실사하기 위해 100여명 규모의 실사단을 꾸렸다. 실사단은 홍동옥 재무팀장(부사장)을 단장으로 자문회사인 JP모건, 법무법인, 회계법인, 조선전문가 등의 외부 인사도 포함했다. 해외 실사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와 중국 산동성 옌타이 선박용 블록 공장을 주 대상으로 하게 된다. 망갈리아 조선소의 경우 부실규모가 최대 3,000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어 실사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고용보장, 종업원 보상 등을 내세우며 실사 저지 투쟁을 선언한 마당이어서 실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또 실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우발 채무나 부실이 매각 작업의 걸림돌로 부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편 한화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입찰 당시 대우조선의 최저가격을 3조5,000억원으로 책정했으며 입찰제안서에서 3~5% 범위내의 가격조정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해 이번 실사 과정을 통해 가격을 조정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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