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수리영역의 1등급 구분점수(원점수 기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언어ㆍ외국어(영어)영역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올해 대학 입시는 사실상 수리영역 성적에서 합격 여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 수리가 당락 가른다
올해 수능의 최대 관건은 예상대로 수리 영역이었다. 14일 주요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가채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리 '가'형의 1등급 예상 구분점수는 78~81점으로 지난해 98~100점(추정치)에 비해 무려 20점 가까이 떨어졌다.
예상 점수가 79~81점으로 조사된 수리 '나'형도 지난해(93점)에 비해 10점 이상의 하락 폭을 기록해 수리영역이 상당히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언어와 외국어(영어) 영역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언어영역의 1등급 구분점수는 지난해 수능(90점)과 대등한 90~92점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고, 외국어영역도 96점이었던 2008학년도 수능보다 1,2점 정도 낮은 94~95점 선에서 1등급 구분점수가 형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상위권과 중ㆍ상위권간 격차도 뚜렷해져 변별력 논란을 비껴갔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수리 '가'형이 너무 쉽게 출제돼 1~2등급과 2~3등급의 점수차가 각각 5~7점, 6점으로 미미했지만 올해는 각각 7~10점, 9~11점으로 확대돼 실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수리 '나'형도 1~2등급간 구분점수 편차도 11~12점으로 커졌다. 이는 난도가 높은 문제의 정답률이 극히 저조했다는 의미다.
표준점수가 상대적 개념인 점을 감안하면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고득점을 올릴 수밖에 없어 이들의 대학 및 학과 선택은 한결 쉬워지고 중ㆍ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내신) 성적은 불리하지만 수능에 강세를 띠는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 수험생들의 상위권 대학 진학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수능에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경우가 많아 특목고 수험생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 표정 엇갈린 교실
수험생들의 반응도 대체로 일치했다. 이번 수능에서 수리 '가'형에 응시한 이승훈(18ㆍ서울 인창고)군은 "평소 수리영역에서 5등급 정도를 받았는데 시험이 너무 까다로워 10점 이상은 떨어졌다"며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재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연세대 의대에 불합격한 오모(19)양은 "작년에는 수리 '가'에서 두 문제를 틀렸는데도 등급에 걸려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수리가 어렵게 나와 무난히 1등급을 받을 것 같다"고 안도했다.
점수제로 바뀐 수능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의 진학 지도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박권우 인천 숭덕여고 입시전략부장은 "학생들의 점수와 성적 위치는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등급제로 한 해를 건너뛰고 수리 영역 등 시험 수준이 크게 어려워진 탓에 어떤 기준으로 진학 지도를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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