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AH-64D) 1개 대대(24대)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으로 차출되고, 대신 '탱크킬러'로 불리는 A-10 공격기 12대 등 대체 전력이 한반도에 추가 배치된다.
국방부는 16일 "한미 양국은 내년 3월 주한미군 전력 중 아파치 헬기 1개 대대를 미 공군의 A-10 공격기 및 미 해군의 MH-53 헬기 등의 전력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지프 필 주한 미8군사령관(육군 중장)은 이와 관련,"한국에 주둔 중인 아파치 헬기 2개 대대 중 1개 대대를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에 순환배치할 수 있도록 재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15개 아파치 헬기 대대를 운용 중이며, 이 중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적이 없는 부대는 주한미군의 2개 대대 뿐이다. 주한미군은 또 대북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고공정찰기인 U-2의 운용 병력을 보강키로 했다.
아파치 헬기는 롱보 레이더와 첨단 무기를 탑재한 현존 최강의 공격헬기로 평가받고 있다. 1,200발짜리 30㎜포와 레이저 유도 헬파이어 미사일 등을 갖추고 주ㆍ야간, 전천후, 저공ㆍ고속비행이 가능해 전차 등 지상 전력의 저승사자로 일컬어진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아파치 헬기 대대의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자 주한미군 전력 공백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증강 배치되는 A-10 12기의 공격력은 아파치 헬기 1개 대대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단언했다.
A-10기는 지상군의 근접 항공지원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최초의 공군 항공기다. 대량무장 탑재 및 장시간 체공능력,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을 보유하고 있다. 걸프전 당시 총 144대가 최초로 실전에 투입됐으며 이라크군의 전차 1,000여대, 야포 1,000여문, 차량 2,000여대를 파괴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주한미군은 현재 24대의 A-10기를 운용 중이다. 한반도에 처음으로 내년 3월 2대가 배치되는 MH-53 소해(掃海)헬기는 유사시 기뢰제거 등을 통해 해상 주도권 확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의 차출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하면서 공격형 헬기 소요가 급증한 것도 배경의 하나로 분석된다. A-10기 증원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에 따른 미군의 보완전력 제공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향후 아ㆍ태 지역의 미군 전력이 해ㆍ공군력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필 사령관은 "A-10기가 얼마나 오래 한국에 남아있을 것인지, F-16이나 F-22 전투기로 대체될지는 아직 모른다"며 "변치 않는 것은 미국이 현재 (주한미군이) 보유한 전력과 최소한 같은 수준의 전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력 재배치 이후에도 주한미군 병력 수준은 현재 2만8,500명이 유지된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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