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발레 스타 강수진(41)씨가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17,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줄리엣 역으로 공연하기 위해 내한했다. 그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의 공연은 언제나 더 떨린다"면서 "이번은 고국에서 마지막이 될 '로미오와 줄리엣' 전막 무대여서 약간은 슬픈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강씨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주역으로 데뷔한 작품으로, 1994년 한국에서도 공연했다. 강씨는 "14년 전만 해도 40대까지 발레를 하리라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희한하게도 처음보다 지금이 더 신선한 느낌이에요. 마흔이 넘어서 10대 줄리엣을 연기할 수 있는 게 예술의 힘이겠죠."
그는 "은퇴 전에 꼭 한국에서 내가 주연한 모든 전막 발레를 한번씩 공연하고 싶어서 첫 작품으로 택한 게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면서도 은퇴 시기에 대해선 "아직 왕성하니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은퇴 후엔 당연히 젊은 무용수 양성을 위한 삶을 살겠지만 지금 같아선 50대까지도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해가 쉬운 작품이죠. 스트레스 확 풀리실 거예요.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겠습니다."
12년 만에 메시앙 '아기…' 연주하는 백건우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백건우(62)씨도 독주회를 하러 한국에 왔다. 30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을 연주한다. 감동적인 걸작이지만, 전곡 연주에 2시간 이상 걸리는 대작 난곡이다.
12년 전에도 명동성당에서 이 작품으로 전곡 연주를 했던 그는 "이번이 세번째 연주이지만, 매번 다른 면이 보인다"며 "음악은 삶의 경험과 함께 나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미국 줄리어드에서 공부할 때 메시앙의 아내 이본 로리오의 연주로 이 곡을 듣고 매료됐다는 그는 "우주적 요소가 많아 신의 입장에서 본 세계를 음악으로 그려놓은 듯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백씨는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음악을 통해 세계를 보고, 큰 세상을 보고, 끝없는 모험과 여행을 하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산에 높이 오를수록 보이는 세계가 더 넓어지는 것처럼 음악이라는 세계는 더욱 커 보이고 갈 길은 더 멀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세계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그가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까닭을 짐작케 하는 말이다. 그는 내년에는 김선욱, 김태형, 김준희씨 등 젊은 후배 피아니스트와 한 무대에서 연주할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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