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양수(48)씨는 6년 전 서울에서 경기 안성시 동막골로 이사를 갔다. "뜰에 마음껏 꽃을 심고 나비와 벌을 불러들이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나를 점검하고 싶었다"고 한다. 오래된 토담집을 손질하고 쓰러져가는 외양간을 세워 화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서 보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썼다.
그 기록을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이즈에서 열리는 김씨의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풀숲이 나를 응시한다/ 내가 풀숲을 응시한다/ 우리 서로 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시 같은 긴 전시회 제목이 붙었다.
화선지에 그린 간결하면서도 고요한 수묵화가 자연과의 소통을 말한다. 담채로 표현된 풀숲 위에 때로는 잠자리가, 때로는 구름이, 때로는 달이 걸려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이시형 박사는 김씨의 그림에 대해 "그의 붓끝을 통해 거친 화선지 위에서 삶의 무게를 오롯이 받아내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자연의 생명들이 다툼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 숨쉬는 소리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와 더불어 자연 속에서 보낸 6년 세월을 담백하게 담은 김씨의 시화집 '내 속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바움 발행)도 출간됐다. 이번 전시회에 나오는 20점을 비롯한 53점의 그림과 105편의 글이 실렸다. (02)736-6669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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